[경제] 코롤라보다 쌌던 아반떼, 2000달러 비싸게 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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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일본차 관세 15% 발효
미국이 16일(현지시간) 일본에 부과하는 자동차 품목 관세를 15%로 인하했다. 미국 연방관보에 실린 미국 상무부 국제무역청 공지에 따르면 일본산 승용차 및 경트럭, 자동차 부품 등은 16일부터 관세 15%를 적용받는다. 한국은 지난 7월 30일 한·미 무역협상을 통해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지만, 후속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발효가 늦어져 여전히 25%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 이로써 한국(25%)과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 품목 관세는 10%포인트로 벌어졌다.
현재 현대차 아반떼(미국 판매명 엘란트라)의 최저 권장소비자가격(MSRP)은 2만2125달러로, 동급인 일본 토요타의 코롤라(2만2325달러)보다 낮다. 하지만 한국 25%, 일본 15%의 품목 관세율을 가격에 반영한다고 가정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아반떼(2만7656달러)가 코롤라(2만5674달러)보다 비싸진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이 연내에는 해소되기 힘들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일본은 관세 협정 이후 실제 발효까지 53일, 영국은 56일 걸린 것을 고려할 때 9월 말에 협상이 이뤄져도 연내 관세 인하까진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가 각각 월 4000억원, 3000억원 관세 부담을 떠안으며 동일한 시장 환경에서 한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졌다”고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6일 발표한 ‘2025년 8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8월보다 8.6% 증가한 55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8월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지난달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5.2% 감소한 20억9700만 달러로 나타났다.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수출 증감률은 지난 3월 -10.8%에 이어 4월 -19.6%, 5월 -27.1%, 6월 -16.0%, 7월 -4.6%, 8월 -15.2% 등이다. 관세 격차가 장기화할 경우 향후 한국 완성차 업계가 입는 타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기아는 2분기 관세 여파로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하반기 이후에는 가격 상승 압박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차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한다. 현대차그룹이 2019년부터 시작한 CEO 인베스터 데이를 해외에서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4년간 미국에 260억 달러(약 35조원)를 투자하기로 한 만큼 현대차는 이번 행사에서 관세 영향에 대한 방안, 미국 로봇 사업 현황, 미국 시장 하이브리드차 전략 등을 논의하며 돌파구를 모색할 전망이다.
최근 조지아 구금 사태에 이후 한국 기업의 미국 생산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 상황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15일 임직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15년 넘게 조지아주에서 사업을 해왔고, 미국 제조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는 변함없다”며 “미국을 포함한 해외 사업장과 한국 간 협력은 글로벌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한국 통상당국은 일본처럼 미국이 약속한 자동차 관세 인하를 확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3500억 달러 투자와 관련해 한국에 일본과 유사한 합의를 받아들이라고 종용하고 있다. 미국과 협상에 나선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에 도착해 “최대한 빨리 (15%로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협상의 과정이니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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