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에게 수면제 ‘졸피뎀’을 먹여 실신시킨 뒤 손가락 지문으로 휴대전화를 염탐하고 현금을 이체한 5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16일 뉴시스에 따르면 광주고등법원은 이날 강도·상해·정보통신망 침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 A씨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 3월15일 오후 4시쯤 광주 광산구 한 호텔에서 교제 중이었던 40대 여자친구 B씨에게 수면제 성분의 마약류인 졸피뎀을 먹인 혐의를 받는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A씨는 졸피뎀 1정과 초콜릿을 섞어 B씨에게 먹였다. A씨는 B씨가 잠들자 B씨 휴대전화를 열어 대화 내역을 봤고, B씨가 다른 남성과 대화를 나눈 것을 알게 되자 B씨 손가락 지문을 이용해 5차례에 걸쳐 1500만원을 본인 계좌로 이체시켰다.

A씨는 B씨가 다른 남성과 대화를 나누는 음성을 우연히 듣고 난 뒤 내연 관계를 의심해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연인 관계에 있는 B씨의 휴대전화를 확인하고자 향정신성 의약품을 먹여 실신시키고 B씨의 손가락 지문을 이용해 휴대전화를 몰래 열람한 것은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악의적인 범행으로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고 검찰 역시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여러 차례의 형사 처벌 전력에도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며 양측 항소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