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효과로 전 세계가 K-콘텐트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올 상반기 콘텐트 산업은 역대 최대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생성형 인공지능(AI) 구독 등으로 해외로 돈이 나가며, 지식서비스 수지는 적자 폭이 커졌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장면. 사진 넷플릭스 캡처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지식서비스 무역통계(잠정)’에 따르면 지식서비스 무역수지는 45억3000만 달러(약 6조2600억원)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37억6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7억7000만 달러 늘었다.

지식서비스 수지는 지식ㆍ정보를 기반으로 생산되고 거래되는 서비스의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수치다. 지식재산권 사용료, 정보ㆍ통신 서비스, 문화ㆍ여가 서비스, 전문ㆍ사업 서비스 등 4개 분야를 포함한다.

상반기 수출은 197억1000만 달러, 수입은 242억4000만 달러였다. 정보ㆍ통신서비스는 19억6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구글 AI 서비스인 제미나이 탑재에 따른 수익 확대 등의 영향을 받았다. 문화ㆍ여가 서비스(4억4000만 달러)도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흑자를 냈다.

음악ㆍ영화ㆍ출판ㆍ게임 등 K콘텐트 산업 수지는 상반기 25억1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지난해 하반기(19억8000만 달러)보다 5억3000만 달러 늘어 역대 최대 규모다. 게임산업(22억6000만 달러)과 음악산업(5억9000만 달러) 중심으로 증가했다.

반면 지식재산권 사용료는 24억5000만 달러 적자로, 지난해 하반기(-14억4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을 키웠다. 제조업체의 해외 연구개발(R&D) 발주가 반영되는 전문ㆍ사업서비스(-44억8000만 달러)의 적자 폭도 컸다. 박성곤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제조업에서 산업재산권 사용료와 저작권 사용료 모두 적자 폭이 커졌는데, 우리 기업의 생산ㆍ투자 확대 과정에서 해외 로열티 지급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외국 앱 구매와 OTT 구독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K콘텐트 인기의 영향으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35억7000만 달러의 흑자를 냈지만, 로열티 지급 규모가 큰 북미(-37억7000만 달러)와 유럽(-21억8000만 달러)에서는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