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조현 장관 "시 주석, APEC 회담 참석 한국 방문 함께하길"
-
5회 연결
본문

17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조현(왼쪽) 외교장관이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공동취재단
17일 베이징을 방문한 조현 외교장관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의 참석과 한국 방문을 함께 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 2014년 이후 11년 만에 한국을 찾는 시 주석의 방한을 다자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실무방문보다 높은 의전의 국빈방문으로 초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댜오위타이 국빈관 12호각에서 열린 회담에서 왕 부장은 한국과 중국이 명실상부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모두 발언에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매진하는 데에 중요한 컨센서스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은 수교 당시 초심을 견지하고, 선린우호의 방향을 확고히 하며, 호리공영의 목표를 견지하면서 명실상부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왕 부장은 지난 11일 갯벌에 고립된 중국인을 구조하다 순직한 고 이재석 경사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왕 부장은 “중국 매체가 큰 관심을 갖고 긍정적으로 보도했다”며 “양국 사이에는 많은 감동적인 이야기를 발굴하고 소개해야 국민의 상호 인식뿐만 아니라 우호적인 감정을 제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지난 1일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이 제안한 이른바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에 한국의 지지를 요청했다. 그는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 시스템을 유지·보호하며, 국제질서가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동해야 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이 대통령께서 시 주석과 통화에서 앞으로 양국 관계를 심화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양국 국가 간에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여러 감동적인 사건이 있었다”며 “앞으로 국민 간에 좋은 감정을 계속 잘 만들어 한·중 관계가 더욱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왕 부장의 발언에 호응했다.
조 장관은 이어 “동북아 지역에서 한국에 이어 내년 중국에서 APEC이 개최되는 것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이를 계기로 한·중 관계가 더욱 밀접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조 장관은 특히 “시 주석이 APEC 정상회담에 오시고 한국 방문도 함께 하시길 바란다”며 APEC 참석과 한국 방문을 분리해 언급했다. 시 주석은 지난 202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과 2019년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는 국빈방문 아닌 실무방문 형식으로 미국과 일본을 방문했지만 지난 2024년 아스타나 SCO 정상회의에는 국빈방문 형식으로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바 있다.
양자 회담과 만찬으로 이어진 이날 회담에서는 북한 문제와 서해 구조물도 논의됐다. 조 장관은 이날 출국에 앞서 “북한 문제에 관해 우리 정부가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촉구해온 바 있다”며 지난 4일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가 언급되지 않은 점에 대한 중국 측 해명을 요청할 것임을 예고했다. 조 장관은 또 서해 구조물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고 조속한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앞서 16일 중국 환구시보는 사설을 싣고 “APEC은 중한 양국이 글로벌 차원에서 협력을 심화할 넓은 무대”라며 “보호주의와 디커플링에 반대하고 지역 경제 발전에 긍정적 에너지로 공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난항을 겪고 있는 한·미 관세 협상을 기회로 삼아 APEC을 한·중 협력을 다시는 무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