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힘 "야당인 게 죄인 시대"…6년만에 대규모 장외투쟁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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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및 장외투쟁 관련 입장을 밝히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두 차례 원내대표를 지낸 5선의 권성동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구속되자 국민의힘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내란·김건희·순직해병 등 3대 특검뿐 아니라 역대 모든 특검 수사를 통틀어 현직 국회의원의 첫 구속 사례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과 관련해 지난 15일 나경원 의원 등 중진 의원이 무더기로 징역형 등을 구형 받으며 사법 리스크가 국민의힘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장동혁 대표는 17일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은 그저 야당인 것이 죄인 시대”라며 “권성동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은 장기 집권을 위한 개헌으로 가기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이 차근차근 밟아가는 야당 말살”이라고 반발했다. “성실히 수사에 임하고 불체포 특권까지 포기한 야당 전 원내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결국 특검의 여론몰이식 수사에 법원이 협조한 꼴이 됐다”며 사법부도 겨냥한 장 대표는 “(민주당은) 지금 내란특별재판부를 밀어붙이고, 대법원장은 사퇴하라 하고, 패스트트랙 재판을 통해 국민의힘을 완전히 해체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한 마디로 참담하다”며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사법부 독립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데, 오히려 사법부가 먼저 드러누운 상황이 전개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검이 소설을 창작하듯 사건을 만들어내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도 했다.

윤석열 정부와 통일교 간 '정교 유착'의 발단으로 지목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 의원 구속에 상당수 의원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영남 중진 의원은 “권 의원이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고 당당하게 영장 심사를 받았고, 증언 외에 돈을 받았다는 명확한 물증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영장 기각을 기대하는 의원이 많았다”며 “그런데 결과가 반대로 나오면서 사법부마저 여권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됐다는 우려가 크다”고 했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정치 수사·재판의 빗장이 풀렸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당장 국민의힘은 내란 특검이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과 관련해 당 전체를 겨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계엄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에게 조만간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국민의힘 전체가 ‘특검 쓰나미’에 휩싸일 수 있다는 걱정이다. 이미 특검은 지난 2일 추 의원의 자택과 의원실뿐 아니라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및 당직자 사무실 등을 전방위로 압수수색 했다.

21일 동대구역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장외투쟁 포스터. 국민의힘 제공
11월 선고가 예정된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도 중요 고비다. 지난 15일 검찰 구형대로 선고가 이뤄지면 특수공무집행방해·폭행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을 구형 받은 나경원 의원뿐 아니라 송언석 원내대표, 김정재·윤한홍·이만희 의원 등 5명이 의원직을 상실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은 집행유예를 포함해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대구·경북 지역 의원은 “패스트트랙 사건은 아직 1심이기 때문에 대법원까지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한다”면서도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이 나온다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수세에 몰린 국민의힘은 장외 대국민 여론전을 통해 반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당장 이번 주말인 21일 대구에서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모든 당협위원회와 당원에게 동원령을 내리며 대규모 장외 투쟁에 나서는 건 2019년 황교안 대표 체제 이후 6년 만이다. 장 대표는 “어떻게 싸워야 할지 보다 깊이 있는 고민을 하겠다”고 했다.
다만 당내에선 장외 투쟁 과정에서 ‘윤 어게인’과 부정선거 주장 세력의 합류를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그런 까닭에 ‘규탄대회 성격과 주제에 어긋나는 피켓이나 깃발 등은 일체 활용이 불가하다’는 취지의 공문을 각 당협에 내려 보낸 상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의원, 당원들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서 김민수 최고위원의 선창에 따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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