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손 떠나도 기세 좋은 토트넘, 비결은 ‘짠물 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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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미드필더 루카스 베리발(오른쪽 둘째)이 UEFA 챔피언스리그 비야레알과 경기에서 자책골을 끌어낸 뒤 환호하고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 없이 호성적을 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옛말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는데.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에서 손흥민(33·LAFC)이 난 자리가 좀처럼 안 보인다.

토트넘이 1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비야레알(스페인)을 1-0으로 꺾었다. 지난 시즌 UEFA 유로파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출전한 토트넘은 세 시즌 만에 UCL 복귀전에서 승리했다.

전반 4분 토트넘 루카스 베리발(19·스웨덴)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며 올린 크로스를 비야레알 골키퍼 루이스 주니오르가 잡았다가 놓쳤다. 뒤로 흐른 공은 골문 안으로 굴러 들어갔고, 자책골이 됐다. 이후 토트넘은 추가골을 노리기보다 수비에 집중했다. 유일한 유효슈팅을 결승골로 연결한 토트넘은 상대를 유효슈팅 0개로 틀어막았다. BBC는 “클린시트(무실점) 멘탈리티, 실리주의가 토트넘의 핵심으로 입증됐다”며 “지난 시즌 상대보다 더 많이 넣는 걸 목표로 했던 토트넘이 이제는 상대를 막는 데 집중한다. 지난 시즌 엔제 포스테코글루가 지휘했던 호쾌한 축구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전했다.

토마스 프랑크(덴마크) 토트넘 신임 감독은 이번 시즌 5경기 중 4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9골을 넣는 동안 1골만 내줬다. 이처럼 철저한 실리 축구로 토트넘은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위(3승1패)다. 지난달 23일에는 맨체스터시티를 2-0으로 잡았다. 38경기에서 64골을 넣고 65골을 먹어 17위에 그쳤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난 시즌과 대조적이다.

손흥민의 주장 완장을 넘겨받은 크리스티안 로메로(아르헨티나)가 미키 판더펜(네덜란드)과 함께 ‘짠물’ 수비를 펼친다. 비야레알전 승리의 1등 공신 베리발은 4-3-3포메이션의 미드필더 겸 윙어로 활약 중이다. 베리발은 앞서 지난 14일 웨스트햄전에서 헤딩으로 EPL 데뷔골을 넣고 쐐기골을 도와 ‘금주의 선수’에도 뽑혔다. 1라운드 히샬리송(브라질), 2라운드 주앙 팔리냐(포르투갈)에 이어 토트넘은 이번 시즌 들어 4번의 ‘금주의 선수’ 중 3번을 차지했다. 다만 지난 시즌까지 손흥민이 지켰던 왼쪽 윙어 자리가 문제다. 이적료 972억원을 주고 데려와 손흥민 등 번호 7번까지 준 사비 시몬스(네덜란드)가 기대에 못 미친다.

장지현 해설위원은 “포스테코글루 시절엔 라인을 높이 올렸다가 볼을 빼앗겨 수비 뒷공간으로 역습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프랑크는 엉덩이를 약간 빼고 거리를 둔 채 훅이나 잽을 날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치적으로는 롱볼 비율이 많이 늘었다. 수비 밸런스를 갖추고 뒤에서 세컨드 볼을 다이렉트로 노린다. 힘 좋은 오른쪽 윙어 모하메드 쿠두스(가나)가 버티며 밸런스를 잡아준 덕분”이라며 “다만 왼쪽 윙어 자리에 손흥민 전성기 시절에 준하는 선수가 없는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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