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민간이 쏘는 누리호, 마지막 리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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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로 옮겨진 누리호 4차 발사체. [사진 우주항공청]

16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어진 이송로를 5분가량 오르자, 오는 11월 발사를 앞둔 누리호 4차 발사체 ‘FM 4’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높이 47.5m의 발사체는 이날 오전 조립동을 떠나 발사대로 옮겨졌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내부 압력을 유지하기 위해 주입되는 공기 때문에 ‘윙~’ 하는 소리가 커졌다. FM 4는 발사 두 달을 남기고 진행되는 사전 시험 ‘WDR’(Wet Dress Rehearsal)을 위해 기립된 상태로 연료와 전력을 공급하는 엄빌리컬(‘탯줄’을 의미) 타워에 연결돼 있었다.

WDR은 액체 연료와 산화제 등 실제 추진제를 주입하는 ‘추진제 충전 및 배출 사전 시험’을 말한다. 엔진 점화 없이 발사 직전 상태까지만 재현하는 리허설이다. 탑재 예정인 위성을 싣지 않고, 일부 화약류도 장착하지 않은 채 발사체 자체로만 진행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박종찬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액체 산소 같은 영하 183도 극저온 추진제를 주입하면 (발사체 주재료인) 금속이 수축하는 등 변화가 생길 수 있어, 실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WDR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FM 4는 조립·이송·엄빌리컬 타워 연결까지 마쳤다. 다만, 헬륨 공급라인 누설로 인해 산화제를 주입하는 본시험은 18일로 연기됐다. 이에 대해 우주항공청 측은 “WDR을 수행하는 목적이 이러한 문제가 있는지 사전에 모두 점검하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발사체 자체엔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누리호 발사 프로젝트에서 WDR이 진행되는 것은 2021년 1차 발사 이후 이번 4차가 두 번째다. 2차(2022년)와 3차(2023년)에서는 생략됐다. 박 단장은 “FM 4는 민간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도로 제작된 첫 발사체인데다 3차 발사 이후 2년 6개월이라는 긴 공백까지 있었던 만큼 돌다리도 두드려보자는 취지에서 WDR을 하게 됐다”며 “향후 5·6차 발사에서는 WDR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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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FM 4 발사는 한국 우주 산업 대 전환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1~3차 누리호는 항우연 중심으로 개발됐지만, 4차 FM 4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참여업체 관리부터 전기체 조립 등 발사체 제작 전 과정을 주관해서다. 우주 산업의 주도권을 공공에서 민간으로 넘기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한국도 진입하게 되는 셈이다. 우주항공청 윤영빈 청장은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전환하는 출발점으로, 민간이 우주수송 역량을 기반으로 자유롭게 활동하는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누리호 4차 발사는 11월 말쯤으로 예상된다. WDR 점검 결과를 분석해 오는 26일 발사관리위원회 회의에서 최종 발사일을 확정한다. 발사체에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 등 총 1050㎏의 위성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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