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선출권력이 우선” 주장에, 문형배 “헌법 한번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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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사법연수원 18기·사진)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이재명 대통령이 촉발한 선출 권력과 임명 권력 간 서열 논란과 관련해 “헌법을 한 번 읽어보시라”고 말했다.
문 전 대행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선출 권력과 임명 권력이 어느 게 우위냐 논쟁들이 나오고 있다’는 진행자 질문에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대한민국 헌법을 한 번 읽어보시라. 이게 제 대답”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 논의의 출발점은 헌법이어야 한다”며 “헌법 몇 조에 근거해서 주장을 펼치시면 논의가 훨씬 더 생산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너무 현안이 됐고 저는 대화의 주체가 아니다”며 부가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문 전 대행은 이날 헌법에서 보장하는 사법부의 권한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법부는 행정부와 입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 헌법에 따라 만든 기관”이라며 “당연히 사법부의 판결이 행정부와 입법부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사법부의 권한은 헌법에서 주어진 권한이기 때문에 그 자체는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그 판결이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을 때는 제도 개선에 대해서 할 수 있고 법원은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며 “왜 이 견제가 필요했나. 그런 점이 둘 다 부족한 게 아닌가 추측해본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임명 권력은 선출 권력으로부터 2차적으로 권한을 다시 나눠 받은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권력의 서열이 분명히 있다. 최고 권력은 국민 그리고 직접 선출 권력, 간접 선출 권력”이라고 했었다.
문 전 대행의 발언은 사법부와 입법부, 행정부 간 우열을 따지는 것 자체가 헌법적 사고가 아니라는 지적으로 보인다. 헌법은 기관별 우열을 정한 게 아니라 서로 견제하도록 권한과 역할을 규정하고 있으니 헌법을 읽어보라고 권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전 대행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사법개혁 논의에 당연히 사법부도 참여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제가 법원에 있을 때 사법개혁을 27년간 외쳤다”며 “사법개혁의 역사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데, 그 역사에서 사법부가 논의에 참여하지 않은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하면서다.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문 전 대행은 재판관 임기 말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맡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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