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정은, 美 표적 두고 자폭 무인기 시험…AI 탑재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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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전력과 유사한 목표물을 겨냥한 자폭 무인공격기 시험을 참관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무인기 공격으로 수많은 사상자를 낸 북한은 인공지능(AI) 기술 접목을 강조하며 드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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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김 총비서가 전날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를 방문해 무인 무장 장비의 성능시험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노동신문=뉴스1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은이 전날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에서 개발 생산하고 있는 무인무장장비 성능 시험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무인전략정찰기의 군사 전략적 가치와 혁신적인 성능 그리고 '금성' 계열 전술 무인 공격기들의 우수한 전투적 효과성이 뚜렷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에서 '금성'이라는 무인기의 계열명을 소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두 종류의 자폭형 무인공격기가 목표물을 타격해 폭발하는 모습이 담겼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오리형 날개 기종은 이스라엘제 자폭형 무인공격기 '하롭(HAROP)'과 외형이 유사하다. 또 십자형 날개 기종은 러시아제 '란쳇(Lancet)-3' 또는 이스라엘 '히어로(HERO) 30'과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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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전술무인공격기 성능시험 지도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들에서 개발 생산하고 있는 무인무장장비들의 성능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이 중 십자형 기종이 타격한 모의 표적이 미군의 스트라이커 기동포와 유사해 보인다는 점도 주목된다. 북한은 군사훈련에서 미군 전력을 본뜬 표적을 종종 활용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상황에서 이런 행보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정은이 지난 3월 항공기술연합체와 탐지전자연구집단 현지 지도 당시 진행된 성능 시험에서도 한국군의 장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체계(L-SAM) 이동식 발사차량, K1 전차와 미군 스트라이커 기동포와 유사한 표적을 북한의 자폭 무인기가 공격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특히 이번에 공개한 무인기에 미군 장비 등의 외형을 인식해 공격하는 인공지능(AI)이 탑재됐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김정은은 이날 인공지능 기술을 "급속히 발전시키는 데에 선차적인 힘을 넣으라"고 주문했다. "무인무장장비 체계들의 인공지능 및 작전능력 고도화"를 "최우선적인 중요 과제"로 꼽으면서다.

이와 관련,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정교한 미군의 스트라이커 기동포를 본뜬 모의 표적을 공격하는 북한판 히어로 자폭드론은 '형상'을 기억하는 초보적 인공지능까지 탑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김정은은 지난 3월 무인 현지 지도 때도 "무력 현대화 건설에서 무인장비와 인공지능 기술 분야는 최우선적으로 중시하고 발전시켜야 할 부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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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전문기자 출신인 국민의힘 국방위 유용원 의원은 ″정교한 미군의 스트라이커 기동포 모의 표적을 공격하는 북한판 히어로 자폭드론은 형상을 기억하는 초보적 인공지능까지 탑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노동신문=뉴스1.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

이날 공개된 사진에는 북한판 '글로벌호크'로 불리는 전략무인정찰기 '샛별-4형'도 등장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매체에서 언급한 ‘전략 및 전술무인정찰기’는 기존 샛별 모델을 가리키고, 자폭 무인기에는 ‘금성’이라는 명칭을 새로 붙여 ‘전술 무인공격기’로 구분하고 있다”며 “전략과 전술로 나누어 역할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에서 금성이라는 이름을 부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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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김정은이 전날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를 방문해 무인 무장 장비의 성능시험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성능시험에도 북한판 '글로벌호크'로 불리는 '샛별-4형'이 등장했다. 노동신문=뉴스1

우크라이나 전장에 1만여 명을 파병한 김정은은 무인기의 실전 효과를 체감한 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8월과 11월, 지난 3월에도 자폭형 무인공격기 성능 시험을 진행했지만, 당시에는 기체를 흰색으로 칠하고 모자이크 처리해 외형을 가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모자이크를 생략하고 ‘금성’이라는 계열명까지 처음 공개했다.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전 배치가 임박했다는 걸 의도적으로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행사에서 중·러 정상과 나란히 서 3각 연대를 부각한 김정은은 러시아로부터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무인기 개발에 더욱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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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존에는 무인기가 실험용인 흰색으로 도색됐지만 19일 공개된 사진엔 위장색으로 도색돼 실전용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홍민 위원이 정리한 무인기 외형 비교.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노동신문=뉴스1

이날 성능시험 지도는 이병철 당 중앙위원회 군수정책담당 총고문을 비롯한 당 간부들과 국방과학 연구 부문 관계자들이 수행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같은 날 신의주 온실종합농장 건설 및 지역개발 사업을 현지 지도했다고 별도 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김정은은 신의주에 대해 "불과 한 해 전만 해도 큰물(홍수)로 하여 불모의 땅으로 취급됐지만 (이제는) 지방경제의 급진적인 발전을 주도할 잠재력이 대단히 큰 보물섬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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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신의주온실종합농장 건설 및 지역개발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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