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장동혁 “특검 고발” 정청래 “정당 해산”…당원명부 압색 충돌
-
3회 연결
본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임현동 기자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국민의힘 당원 명부 압수수색에 대해 19일 여야가 극명히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전날 특검의 압수수색을 성토하며 장외 투쟁의 고삐를 당겼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특검 압수수색은 위법하다고 확신한다. 특검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특검은 실질적으로 자신들이 원했던 당원 주민등록번호나 계좌번호 같은 핵심 정보는 탈취하지 못했다. 특히 정당법 위반 관련해서는 어떤 유의미한 자료도 가져가지 못했다”고 했다.
특검팀은 전날 오후 6시쯤 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민의힘 당원 데이터베이스(DB) 관리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두 차례에 걸친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이 무산되자 DB 관리 업체에 들어가 당원 명부를 확보한 ‘기습 작전’에 가까웠다. 실제 특검은 4시간 32분간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약 500만명인 국민의힘 당원 명부에 접근했다. 이후 통일교 교인 120만명과 당원 500만명의 명부를 비교해 이름과 생년월일이 일치하는 11만 명의 명단을 추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통일교 교인이 국민의힘에 집단으로 당원으로 가입해 2023년 3월 전당대회에서 친윤계 핵심이던 권성동 의원을 대표로 밀려고 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권 의원은 당시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았고, 김기현 의원이 대표로 선출됐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일부 통일교 교인과 당원 명부가 일치한 것에 대해 송언석 원내대표는 19일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원은 500만명 가까이 되기 때문에 국민 중 10%는 우리 당원”이라며 “어떤 (집단이나 단체의) 명단이든 120만명을 가져오면 12만명 정도는 우리 당원 명부에 들어 있을 가능성이 통계학적으로 맞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힘 측은 이 11만명 중 전당대회에서 실제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책임당원(일정 기간 당비를 낸 당원)이 몇 명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통일교의 전당대회 개입은 비약이라는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이들 중 책임당원 수가 얼마나 되는지, 또 그 중에서 전당대회에 실제로 표를 행사한 이들이 얼마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통일교 개입을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특히 11만명이라는 숫자도 단순 추출일 뿐 세부적으로 실제 동일인이 맞는지 검증한 수치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특히 특검이 강제 수사를 통해 전 당원 명부에 접근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선 분노와 함께 당혹감도 번지고 있다. 중진 의원은 “수사 기관에 내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공포가 퍼지면 향후 보수 지지층이 국민의힘 당원에 신규 가입하겠나”라고 우려했다. 수도권 의원은 “기존 당원 이탈도 심각하게 걱정해야 한다. 통일교인이 아닌 지역 당원도 지금 ‘내 정보는 안전하냐’고 물어온다”고 말했다. 게다가 국민의힘 내부에선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당원 명부 노출은 선거 때 지지층 결집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휴일인 21일 동대구역 장외 집회를 기점으로 야당 탄압과 여권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 등을 부각해 대여 투쟁 동력을 얻겠다는 계산이다. 장동혁 대표는 의총에서 “동대구역에서 열리는 ‘야당 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서 단호히 투쟁하고 결연히 맞서겠다”고 지지층의 참여를 독려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당 해산을 거론하며 국민의힘을 향해 총공세를 폈다. 정청래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통일교와 연루됐다는 게 밝혀지면 10번, 100번 정당 해산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며 “명백히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되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통일교 의혹은) 사상 초유의 헌법 유린이자 종교 유착이고 국정농단”이라고 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및 3대 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초대형 정교 유착 게이트”라며 “만약 (윤석열 대선후보가 선출된) 20대 대선 국민의힘 경선에서도 통일교인이 집단 입당했다면 국민의힘은 위헌정당해산 심판대에 오를 각오를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