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젠슨 황의 '인텔 일병 구하기'..."PC도 …
-
3회 연결
본문

19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립부탄 인텔 CEO가 양사의 투자 및 협력 발표 및 간담회를 화상으로 열었다. 사진 엔비디아
인텔을 구하러 엔비디아가 왔다. 단, 구조 헬기에 태운 건 인텔의 심장인 중앙처리장치(CPU)다.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구해줄 것인지에 대한 젠슨 황의 답은 “TSMC는 놀랍다”였다.
18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50억 달러(약 6조9300억원)를 투자해 인텔 지분을 매입하고, 양사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및 PC용 CPU를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곧이어 양사 최고경영자(CEO)가 화상으로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젠슨 황 CEO는 “세계 최고 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융합”이라며 “가속화된 AI 컴퓨팅의 시대를 인텔과 엔비디아가 협력해 앞당기겠다”라고 했다.
인텔 CPU부터 살린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인텔 CPU와 엔비디아 GPU 결합이다. AI 서버에는 CPU와 GPU가 모두 필요하며, 엔비디아 최신 AI 칩 그레이스블랙웰(GB200)에도 GPU 2개와 CPU 1개가 탑재된다. 엔비디아는 이 CPU를 Arm 기반으로 설계해 TSMC 파운드리에서 제조해 왔다.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Arm은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지적재산(IP) 전문 업체로, 한때 엔비디아가 인수하려 했으나 각국 규제당국의 ‘반(反) 독과점’ 벽에 부딪혀 포기했다.
그런데 엔비디아가 인텔 CPU의 손을 덥석 잡은 거다. 이날 양사는 “엔비디아 AI 인프라 맞춤형으로 인텔 x86 CPU를 개발하고, x86을 엔비링크(NVLink) 생태계 안으로 들이겠다”라고 밝혔다.
NV링크는 GPU-GPU, GPU-CPU를 초고속·고대역으로 연결하는 엔비디아의 독자 기술이다. 엔비디아 ‘초격차’의 핵심 기술을 인텔에만 열어줘, 인텔 CPU를 ‘엔비디아 AI 진영’에 품겠다는 거다.

Nvidia and Intel logos are seen in this illustration taken September 18, 2025. REUTERS/Dado Ruvic/Illustration〈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인텔은 데이터센터용·소비자용 x86 CPU 시장의 각각 99%와 88%를 점유(2018년)하는 완전 독점기업이었다. 그러나 지난 2분기 점유율은 각각 76%, 73%까지 내려왔고, AMD는 각각 27%, 24%까지 올라왔다(머큐리리서치).
이 와중에 엔비디아가 ‘인텔 CPU 구하기’ 작전을 개시한 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 주역 기업(엔비디아)과 AI에서 완전히 동떨어진 업체(인텔)의 결합”이라고 평했다.
황 CEO는 “Arm과 협력하는 로드맵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라고 했으나, 이날 미국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22.77% 오르고, Arm은 4.45% 하락했다.
PC, 노트북 시장도 노린다
이번 협력으로 개인 PC용 엔비디아 GPU 칩렛(chiplet, 개별 칩 조각)과 통합할 시스템온칩(SoC, 여러 기능을 통합한 반도체)은 인텔이 설계하기로 했다.
황 CEO는 “노트북은 연간 1억5000만대 팔리지만 그간 엔비디아가 거의 다루지 않은 시장”이라며 “NV링크로 엔비디아 RTX GPU와 인텔 CPU를 연결하고 하나의 SoC로 융합하면, 세상에 없던 통합 그래픽 노트북이 될 거다”라고 말했다.
RTX는 엔비디아의 소비자·게임용 GPU인데, 이를 인텔 CPU와 융합해 개인용 AI·그래픽 노트북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거다. 인텔도 그간 GPU를 자체 개발해 왔으나, 이제는 핵심 역량인 CPU 집중을 택한 셈이다.
젠슨 황 “파운드리는 TSMC가 최고”
이날 화상 간담회의 최대 관심사는 ‘엔비디아가 인텔 파운드리를 쓸 것이냐’였다. 그러나 관련 질문들에 황 CEO는 “기술과 실행력, 용량, 민첩성 등에서 TSMC의 모든 역량은 마법과 같다”라며 “인텔과 이번 협력은 맞춤 CPU에 집중돼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립부 탄 인텔 CEO도 “인텔 파운드리를 개선하고 있으며 젠슨과 검토해 보겠지만, 고객의 믿음을 얻은 뒤 한 단계씩 나아가겠다”라고 말했다. “우리 둘 다 TSMC, 모리스 창(TSMC 창업자)과 웨이 저자(TSMC CEO)를 존경하며 그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번 투자로 엔비디아는 인텔 지분 4%가량을 보유할 전망이다. 지난달 미국 정부는 반도체 보조금을 지분으로 환산해 인텔 지분 10%를 소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황 CEO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 협력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라면서도 “오늘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에게 이 이야기를 했는데, 그는 미국 기술 기업들의 협력에 대해 매우 흥분하고 지지했다”라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