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부산영화제]관객 전원에게 사인…첫 방한에 진한 팬서비스 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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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19일 기자회견 전날 이뤄진 '프랑켄슈타인' 첫 상영에 참석한 300여명의 관객을 위해 한명씩 만나며 인사를 나눴다. 뉴스1

삶은 고통으로 가득하고, 완벽하지 않다. 내가 만드는 괴수들은 (불완전성의) 성자(聖者)와 같다.

멕시코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61) 감독이 처음 한국에 왔다.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을 가지고서다. 19일 오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나의) 괴수들은 인간의 어두운 면을 대변하기도, 비범함을 드러내기도 한다”며 “이들이 영화에서 잘 살아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고 말했다.

"'프랑켄슈타인'은 내 자전적 얘기"

올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 작품은 18일 부산영화제에서 아이맥스(IMAX) 포맷으로는 처음 상영됐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300여 관객 전원에게 사인을 해줬다. 17일 개막식 땐 카메라에 잡힐 때마다 애교 섞인 표정을 지어 관객을 웃게 했다. 그는 "나도 관객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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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오른쪽)이 19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프랑켄슈타인'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수 분장으로 영화계에 들어섰고, 20대에 감독이 됐다. ‘판의 미로’(2006), ‘크림슨 피크’(2015) 등을 연출했고,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2017)으로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과 2018년 아카데미 작품상ㆍ감독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델 토로 영화의 핵심은 괴수, 그는 ‘괴수의 왕’이다. “한국 괴수로 영화할 생각 없냐”는 질문에 그는 스태프에게 책을 한 권 가져다 달라고 했다. 기자회견 전에 선물 받은 『한국 괴물 백과』(곽재식 저)였다. "(한국 괴수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정말 돕고 싶습니다. 제가 미치면 직접 만들 수도 있겠죠(웃음). ‘피노키오’나 ‘프랑켄슈타인’만큼 잘 알지는 못하지만 한국 괴수를 좋아합니다. 이 책은 정말 아름다워요."

한국 방문은 처음이지만, 한국 영화에 대한 팬심도 감추지 않았다. "장르 영화는 그 사회의 문화가 가진 프리즘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혼돈ㆍ부조리ㆍ추악함을 한 영화에 잘 버무립니다. ‘살인의 추억’을 보세요. 미국 수사물에서 존재론적 대사를 늘어놓는 것과 달리 허술한 형사와 허술한 수사 과정을 통해 한국 사회를 드러냅니다. 박찬욱 감독은 존재론적이고 어두우면서 동시에 낭만적입니다. 캐릭터들의 영혼이 살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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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토로 감독은 "내 모든 영화는 연결돼있다"면서 "같은 주제를 다른 방식으로 스토리텔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델 토로 감독은 "나는 눈요기가 아니라 눈의 영양분을 원한다"며 "내게 의상과 미술 세팅은 스토리와 하나로 이어진 단일한 것이고 중요한 성분"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켄슈타인’에서도 그는 ”9개월간 철저히 준비했다. 골상학을 통해 괴수의 표본을 만들고, 실존하지 않는 직물을 만들어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1818년 메리 셸리가 발표한 동명의 원작 소설이 "내겐 자전적 이야기 같았다"는 그는 "내가 크리처가 된 것 같았다.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세상에 내버려졌다는 점에서 그랬다"고 말했다. "내가 영화를 만들면 사람들은 ‘필모그래피’라고 하지만 내게는 ‘바이오그래피’(전기)다. 영화는 내게 고통스러울 정도로 중요한 것이어야만 한다"고도 덧붙였다. ‘프랑켄슈타인’은 다음 달 22일 일부 극장에서 개봉하고, 11월 7일 넷플릭스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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