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반미정서에 놀란 美여행객들…해외 나가선 "전 캐나다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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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ixabay
일부 미국 여행객들이 반미 정서를 우려해 해외 여행지에서 캐나다인 행세를 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최근 몇 달 사이에 일부 미국 여행객들이 여행지에서 자신의 국적을 캐나다라고 소개하거나 가방에 캐나다 국기를 다는 이른바 '플래그 재킹'(flag jacking·깃발 속이기) 사례가 늘고 있다.
CNN이 소개한 사례를 보면 미국 뉴욕 출신의 첼시 메츠거(33)는 지난 2월 약혼자와 휴가를 보내기 위해 도미니카공화국을 찾았다가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여러 차례 곤욕을 치렀다
미국 뉴욕 북부 출신인 메츠거는 당시 엘 푸에블리토에 있는 프랑스계 캐나다인 술집에서 캐나다와 미국 간 하키 경기를 보고 있었는데, 한 캐나다인 부부가 자신에게 "미국은 이기적이고 캐나다와 전 세계를 망치고 있다"고 소리를 질렀다고 전했다.
또 한 번은 택시를 잡으려고 했는데 자신이 미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택시기사가 "좋은 하루 보내라"면서 승차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후 메츠거는 여행을 하며 자신을 캐나다인이라고 소개했다고 덧붙였다.
미시간 출신의 또 다른 미국 여성도 친구들과 유럽을 여행하던 중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여러 차례 조롱을 당한 끝에 캐나다인 행세를 했다고 털어놨다.
CNN은 과거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공격할 당시인 2000년대에 자신을 캐나다인이라 소개하는 미국인 유럽 배낭여행객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2005년 유명 애니메이션 시리즈 '심슨 가족'에서는 리사 심슨이 유럽 여행을 앞두고 자신의 배낭에 캐나다 국기를 달면서 "앞으로 한 주 동안은 난 캐나다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현상이 다시금 나타나자 캐나다인들 사이에서는 분노가 나오고 있다.
캐나다 문화 평론가 토드매핀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어떤 이유에서인지 미국인들은 우리가 '예비 여권'이라고 생각한다"며 "(플래그 재킹은) 탱크에 '아기가 타고 있어요' 스티커를 붙이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 영상은 올라온 지 3개월여 만에 1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큰 반응을 얻었다.
최근 캐나다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미국에 대한 반감이 확산한 상황이다. 캐나다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합병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쥐스탱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를 집요하게 공격하는 등의 행태가 이어지자 캐나다에서 수십년간 볼 수 없었던 민족주의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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