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서 연 매출 10조원…유니클로 무서운 성장 뒤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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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일본 내 연 매출이 최근 1조300억 엔(약 9조7000억원)에 달한 것로 나타났다. 유니클로를 포함해 의류 기업이 일본에서 매출 1조 엔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언론은 유니클로의 성장 비결로 점포 대형화와 각종 데이터화 전략을 꼽았다.

일본 도쿄 아리아케에 위치한 유니클로 본사.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 산하의 여러 브랜드 사무실은 물론 유니클로 주요 조직이 모두 모인 '올인원' 전략 기지다. 사진 유니클로
일본 매체 닛케이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올해 8월기(2024년 9월~2025년 8월) 매출은 1조300억 엔으로 2024년 8월기 대비 10% 증가했다. 2017년 8월기 8000억 엔(약 7조5000억원)을 넘긴 뒤 정체기를 겪다 2022년 8월기 이후 3년간 2000억 엔의 가파른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연 매출 1조 엔 고지는 유니클로 1호점 개점 이후 41년 만의 일이다.
닛케이는 유니클로가 점포와 생산 체제를 과감하게 개혁하며 성장을 이끌어냈다고 봤다. 점포 대형화 전략이 대표적이다. 지난 8월 말 기준 일본 전역에 78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니클로는 최근 5년간 그 숫자를 30곳 이상 줄이는 대신 1개 점포당 평균 면적을 10% 넓혔다. 취급 상품을 늘려 한 번에 많이 담을 수 있는 쇼핑 환경을 마련하는 게 매출 상승에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의 해당 전략은 주효했다. 닛케이는 “직영점 1개당 평균 매출은 2024년 8월기 9억9253만 엔으로 2020년 8월기 대비 13% 증가했다”고 전했다.
유니클로가 2023년 구축한 ‘경영 콕핏(Management Cockpit)’이라는 플랫폼도 눈에 띈다. 이는 온라인 스토어의 리뷰와 고객센터에 접수된 의견 등을 데이터로 정리하는 시스템이다. 유니클로는 경영 콕핏으로 3000만 건 이상의 고객 평가를 분석해 독자 신소재를 개발하거나 기존 상품을 개선했다고 한다.
축적된 데이터는 수요 예측과 관련된 독자 알고리즘을 세우는 데도 활용됐다. 닛케이는 “필요한 상품만 신속히 생산해 판매까지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며 “수요가 낮은 상품은 생산을 줄여 재고 과잉을 방지했다”고 설명했다.
유니클로가 일본 내 성장을 바탕으로 세계 의류 업계 1·2위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유니클로의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 그룹 전체를 보더라도 2025년 8월 매출은 3조4000억 엔(32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 분야 세계 1위인 ‘ZARA’ 운영 업체 스페인 인디텍스, 2위인 스웨덴 H&M의 최근 연 매출은 각각 약 6조7000억 엔(약 63조원), 약 3조7000억 엔(34조 9000억원)이다. 유니클로로선 이제야 세계 2위의 등 뒤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게 닛케이의 평가다.
닛케이는 유니클로가 해외 시장에서 안정적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특정 국가에 대한 편중을 극복해야 한다고 봤다. 실제 유니클로의 2024년 8월기 매출 수익 중 중국, 대만 등 중국 경제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두 번째인 21.8%로 일본 내 사업 비중 30%보단 적지만 세 번째인 한국·동남아시아·인도·호주 합계(17.4%)보다 4% 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보다 더 많은 점포를 갖춘 중국에서 소비가 주춤할 수 있어 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일본 도쿄 긴자에 있는 유니클로 매장. 김현예 도쿄 특파원
한국에서 유니클로는 지난해 1조601억원 매출을 올려 2019년 불매운동 여파 이후 6년 만에 다시 ‘1조원 클럽’에 복귀하기도 했다. 닛케이는 “유니클로가 유럽과 북미에도 힘을 싣고 있다”며 “양 지역 모두 두 자릿수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며 새로운 수익원으로 성장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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