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수십만원씩 싹 쓸어간다"…명동 편의점 매출 100배 뛰게 한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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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무비자 입국이 시작된 지난달 29일 국내 유통업계가 모처럼 유커(游客·3인 이상 중국 단체 관광객) 특수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과 백화점은 물론 서울 명동·성수 등 주요 상권의 길거리 로드숍과 편의점들에 유커들이 대거 몰리면서다. 이날 명동에 위치한 한 편의점은 지난해 같은 요일 대비 매출이 100배 늘었다.
29일 하루동안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을 찾은 유커는 약 1700명. 이곳 화장품 매장에서 만난 중국인 숑위안징(20)씨는 “구매한 면세품 중 K-뷰티 제품이 가장 만족스럽다”며 “한국 화장품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면세점과 연결된 롯데백화점 본점은 외국인 고객이 패션·뷰티 상품을 구매할 경우 결제 금액의 10%를 돌려주는 이벤트도 시작했다. 인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도 29일 하루에만 유커 1500명이 방문했다. 뷰티·패션·식품 등 300달러 이상 구매시 ‘복(福)’ 글자가 새겨진 친환경 가방 증정 행사를 벌이는 등 유커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이날 하루 단체 관광객 매출은 지난주 평균 대비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커 특수는 면세점을 넘어 일반 길거리 로드숍으로도 확산 중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쇼핑 장소는 로드숍(49.6%)으로,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각각 39%)을 앞섰다. 대표적인 로드숍인 올리브영 매장도 무비자 입국 유커들로 북적였다.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에선 양손에 면세점 쇼핑백을 든 유커들이 중국어 통역 전담 직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K뷰티 제품을 구매하고 있었다.
8일까지 중국 ‘황금 연휴’…유통계, 환급 이벤트 등 마련
올리브영 관계자는 “한 번에 수십만원은 거뜬히 결제하는 유커 고객들이 많이 온다”며 “인기 제품들은 분기 최대 이벤트인 ‘올영세일’ 때처럼 물량을 넉넉히 비축해뒀다”고 귀띔했다.
서울 주요 관광지에 위치한 편의점들도 외국인 특수를 누리는 중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 명동 점포의 지난달 29일 하루 매출은 지난해 9월 첫 월요일 대비 9900%(약 100배) 이상 급등했다. 이날 하루동안 명동·성수 등 서울 주요 매장 20곳에서 위챗페이 등 중화권 간편결제로 진행된 매출 역시 1년 전 같은 요일 대비 55.5% 늘었고, 전국 매장 기준으론 141.1% 증가했다. 편의점 CU(운영사 BGF리테일)도 명동·홍대입구·공항 등 외국인 관광객 주요 방문 지역에서 29일 하루 매출에만 지난해 같은 요일 대비 66.7%의 매출 성장세를 확인했다.
앞서 CU는 명동역점 등 K-푸드 특화 편의점에 바나나맛 우유, 자체 브랜드 상품(PB) 스낵류를 전면 배치하는 등 중국인 관광객 수요에 대비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코로나19 이전 대비 매출이 200% 뛰었다.
유통업계는 10월 8일까지 이어지는 중국 연휴 때 무비자 입국 효과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유커 입국 첫날 액세서리(캐릭터 상품, 중저가 쥬얼리)와 담배 매출은 9월 일평균 대비 100% 이상 늘었지만 국경절, 중추절 연휴가 지나야 전체적인 매출 신장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GS25 관계자도 “중국 중추절 연휴쯤엔 유커 매출이 절정에 이를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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