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황금 연휴 앞두고 코스피 3500 돌파…거침없는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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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황금 연휴’를 앞두고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3500선을 돌파하며 새 역사를 썼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7% 오른 3549.21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20일 3년 6개월 만에 3000선 돌파, 7월 14일 3200선 돌파에 이어 3500선까지 거침없이 질주한 결과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오늘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3500선을 돌파했다”며 “이 추세 자체는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희망을 갖고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코스피 상승은) 그런 힘(때문)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49% 오른 8만9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9만전자’를 눈앞에 뒀고, 2위인 SK하이닉스도 종가 기준 9.86% 오른 39만5500원을 기록해 40만원에 바짝 다가섰다. 시총 상위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전자우선주도 각각 14.82%, 2.94% 올랐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3500선을 돌파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3549.21로 마감한 2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서 관계자가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들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 증시 ‘폭풍 쇼핑’에 나섰다. 2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126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를 1조7200억원, SK하이닉스를 4089억원 사들였다. 전날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오픈 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협력 의향서를 체결한 게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량을 지금의 2배 이상으로 늘려 오픈 AI에 공급한다. 또 SK는 국내 서남권(전라남도), 삼성은 동남권(포항)에 오픈 AI와 함께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운영한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올트먼 CEO를 만나 AI 투자 재원 마련과 관련해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한 것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영옥 기자
반도체 수출 실적도 반도체 주가를 떠받쳤다. 9월 반도체 수출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22% 증가한 166억1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인공지능)와 기존 서버 수요가 급증하면서 D램과 낸드 수요가 늘었다”며 “재고가 줄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메모리 업황의 ‘수퍼사이클’이 가시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노무라증권은 최근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54만원으로 상향했다.
AI 수요 점점 확대…반도체주 동반상승
반도체 기업 주가는 글로벌 AI 수요 확대 기대감에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오르고 있다. 엔비디아의 고객사이자 엔비디아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는 미국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코어위브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스와 최대 142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컴퓨팅 파워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여전히 탄탄한 AI 수요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05% 올랐다. 인텔은 AMD의 칩을 제조하기 위한 논의 소식이 알려지며 주가가 7.1% 상승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8.9%)와 램리서치(6.64%)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 미국 증시는 미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들어갔음에도 상승했다. 미국 민간 조사업체인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내놓은 9월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악화하자 금리 인하 사이클이 빨라질 거란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1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9% 오른 4만6441.10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34% 오른 6711.20에 장을 마쳤다. 둘다 사상 최고치 기록이다.

김영옥 기자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역시 당분간 랠리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정책 방향성 회복, 미국 AI 수요 확장,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기존 주도주의 상승 동력 유지 등 최근 코스피 강세를 주도하는 요인들이 당분간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며 “10월을 포함해 중기적인 방향성은 위로 잡고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엔 정책과 유동성이란 엔진에 주목해야 한다”며 “또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한중정상회담으로 한한령(한류제한령)이 완화될 수 있고, 젠슨 황·샘 올트먼 등 글로벌 인사들이 참석할 경우 AI에 대한 투자 심리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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