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불법 구금' 여부를 놓고 경찰과 이 전 위원장 측의 장외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일 이 전 위원장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오후 8시 30분쯤 이 전 위원장 측의 불법 구금 주장을 반박하는 언론 공지를 냈다.

경찰은 "피의자에 대해 8월 12일부터 9월 19일까지 6차례에 걸쳐 서면으로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며 "그럼에도 출석에 불응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공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압송되며 취재진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 전 위원장이 경찰에 압송되면서 수갑을 흔들어 보이며 부당함을 주장하고, 변호인이 취재진 앞에서 불법 구금이라는 주장을 펴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경찰로서는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원활한 조사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아 강제수단까지 동원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취지다.

이 전 위원장 측은 출석 의사가 있었음에도 경찰이 체포에 나선 것은 부당한 처사라는 입장이다. 변호인인 임무영 변호사는 취재진에 "9월 9일, 15일, 27일 등 3차례 소환장이 왔지만 전부 소환 일자가 지나서 왔다"며 "'3회 불응'이라는 외적 조건을 갖춰 체포영장을 발부받으려는 사전 포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9월 26일에 경찰에 전화해 내일 출석이 어렵다고 구두 통지했고, 국회 출석이라는 공무상 이유로 출석이 어렵다는 불출석 사유서도 팩스로 보냈다"며 "경찰의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임 변호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경찰서 내부에서 수갑을 찬 이 전 위원장의 사진을 공개하고 "수갑의 남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영등포서의 만행을 규탄한다"는 등의 글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