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민 기만" 국중박 욕먹었다…327억 새 건물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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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문화유산 과학센터 공모전 당선작(왼쪽)과 실제 지어진 건물의 모습. 전혀 다른 건물이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한은화 기자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국중박)은 1945년 개관 이래 올해 가장 뜨거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불 지핀 인기다. 지난 8월까지 418만 명이 방문했다. 올해 사상 최초로 5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본다. 박물관 굿즈를 사기 위해 오픈런을 하는 인파도 이제 흔한 풍경이 됐다. K팝과 K드라마의 인기가 K전통문화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광복 이후 조선총독부박물관을 인수해 국중박을 개관한 지 8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올해 국중박에는 경사가 하나 더 있다. 본관 뒤편에서 한창 공사 중인 문화유산 과학센터가 10월 준공한다. 소장품의 보존처리와 조사ㆍ분석을 하는 곳이다. 박물관의 주요 일선 업무는 전시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보존과학이다. 90편으로 쪼개진 조선시대 석제 불상이나 산산이 조각난 황남대총 남분 봉수형 유리병(국보)이 보존과학부의 보존처리를 거쳐 온전한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최근 유행하는 디지털 실감 콘텐트와 같은 디지털 복원도 보존과학의 영역이다. K전통문화의 지킴이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보존과학부는 지금껏 본관 수장고와 교육관 사이에 협소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독립된 센터가 만들어지는 것은 국중박 역사상 처음이다. 과학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연면적 9196㎡)다. 총 사업비 327억원을 투입했다.

지난 9월 18일 과학센터 공사 현장을 찾았다. 건물은 거의 완공됐고, 건물 앞 보도블록을 설치하는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런데 예상한 모습과 달랐다. 2020년 설계공모전을 거쳐 뽑은 당선작은 센터 저층부를 투명한 유리로 설치해 ‘보이는 수장고’처럼 개방감을 준 안이었다. 박물관 안팎의 기대감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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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공모 당선작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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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준공을 앞두고 있는 실제 건물.한은화 기자

그런데 지어진 건 완전히 다른 건물이었다. 화강암 타일로 마감한, 흔하디 흔한 관공서 건물처럼 생겼다. 건축계에서 “이건 기만행위”라는 한탄이 나온다. 국중박뿐 아니다. 지난해 완공한 익산 세계유산센터도 마찬가지다. 한 해 수십조원의 세금을 써서 건립하는 공공건축물, 결국 왜 이렇게 짓는 걸까. 시작은 창대하지만 끝은 ‘나 몰라라’ 식이다.

(계속)
“현상꾼이 판친다.”
공공건축이 공모전 당선안과 달리 후지게 지어지는 이유가 있었다. 

K건축을 망치는 공공건축의 실태,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국중박 327억 건물 후져졌다…"국민 기만" 욕먹는 이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8839

한은화의 공간탐구생활- 더 많은 공간 이야기

청담동 1번지에 다이소 건물? 세계적 건축가 ‘망작 기밀’ 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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