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국가 망 마비 충격, 지자체선 수시로 그랬다…2년간 451건

본문

btf1c64ed7ad6330e82e0b66f0a9653aaf.jpg

지난달 27일 밤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서 소화수조에 담긴 불에 탄 리튬이온 배터리에 소방대원이 물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주요 국가 망이 마비된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와 공공 기관의 자체 데이터 관리 시스템에서도 수시로 장애가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이 국정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1·2등급 정보시스템 장애현황’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9일 울산 근로복지공단 지하 1층에 설치한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전산실 내 전력 공급이 멈췄고 ‘부과고지시스템’(2등급) 등이 먹통이 됐다. 당시 화재 원인은 UPS 내부 전기적 문제 등으로 추정됐다. 불이 난 UPS는 공단 측이 2015년 10월 구입한 장비다. 일반적으로 UPS본체의 사용연한은 10kVA(킬로볼트암페어) 용량 이상의 경우 5~10년이라고 한다. 불이 난 UPS(300kVA)는 사용연한이 지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소방당국은 “UPS 기기 노후와 정비불량, 과열 등 화재 원인에 기계적 요인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같은 해 1월 14일 경기도 군포시의 자체 전산 시스템 전체가 멈춘 일도 있었다. 군포시청사 지하 1층 UPS실에 누수가 발생하면서, 4층 전산실이 정전된 것이다. 그러나 비상 상황을 대비한 전원 ‘이중화’ 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국정자원은 파악했다. 군포시는 전원장치를 복구한 뒤 시스템을 정상화했는데 시 홈페이지 저장기록 복원과 자료를 옮기는데 꽤 긴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bt850eb9dd401a8a0c237e6fe713877f3b.jpg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 모습. 연합뉴스

또 같은 해 9월 강원 태백시에서는 전산실 내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항온항습기 등이 제기능을 못하면서 전체 시스템을 ‘셧다운’한 일도 있었다. 이때 지자체용 전자행정 시스템인 새올행정시스템에 특히 피해가 집중됐다. 태백시 본청은 물론 행정복지센터의 모든 민원업무 처리가 9시간가량 멈췄다. 공무원 행정서비스 역시 이용이 불가능했다. 태백시 관계자는 “당시 UPS에 이상 전류가 흐르면서 항온항습기에 영향을 준 것”이라며 “대체 장비를 확보해 복구에 나섰다”고 했다.

최근 2년간 1·2등급 시스템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전산장애만 451건 달한다. 이해식 의원은 “국정자원 대전 본원과 같은 ‘판박이’ 재난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며 “화재의 직접 원인이 되는 전산장비의 관리에 보다 더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어떤 상황에서도 시스템은 가동돼야 한다”며 “전수조사로 취약점을 확인해 보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세정보시스템을 비롯해 주소정보관시스템 등 36개의 지자체 주요 행정시스템을 관리하는 한국지역정보개발원(KLID)의 백업 체계도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예산 문제로 ‘이중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당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1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국정자원 화재 현안 질의에서 “KLID에 지방재정·지방세 등 주요 행정시스템이 입주해 있지만 아직 백업 센터가 전혀 없다”며 “KLID 등도 2023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건립 예산을 건의했지만 기획재정부 심의 단계에서 전액 삭감됐다”고 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907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