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지구촌 이번엔 '폭군의 셰프' 꽂혔다…넘버1 K-푸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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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민 한식진흥원 이사장이 1일 인터뷰에서 한식 열풍에 대해 말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K푸드’ 열풍이 심상찮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집계된 농식품 수출액은 67억1500만달러(약 9조4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한국 드라마 ‘폭군의 셰프’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드라마 속 파전과 고추장 버터 비빔밥, 시금치 된장국, 오골계 삼계탕 등이 인기를 끌며, SNS에는 해외 이용자들이 직접 조리해보는 콘텐트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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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음식 비빔밥. [중앙포토]

2010년 한식재단으로 출발해 한식 레시피 교육, 홍보에 앞장서 온 한식진흥원의 이규민 이사장은 최근 K푸드 열풍에 대해 “한식이 더 이상 특정 국가의 전통음식에 머무르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미식 무대의 중심에 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달라진 한식의 위상을 실감하나.
“최근 만난 지인이 말하길 예전엔 부모가 운영하는 한식당을 물려받지 않으려던 브라질 한인 2세들이 한식당 운영을 자처한다고 한다. 한편에선 미식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2025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이 올해 처음으로 북미권 레스토랑 순위를 매겼는데, 여기서 미국 뉴욕의 한식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아토믹스(Atomix)’가 1위로 선정됐다. 개인의 성과인 동시에 한식당이 글로벌 미식의 정점에 다다랐다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격세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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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셰프’로 한식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사진 넷플릭스]

K푸드에 대한 관심의 계기는 무엇이라 보나.
“K팝, 드라마 등 K컬처의 확산으로 한식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전파된 게 크다. 음식은 ‘네오 포비아(Neo-phobia·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가 강하게 작용하는 분야인데, 콘텐트가 심리적 장벽을 낮춰줬다. 여기에 비건, 슬로우 에이징이 화두가 되면서 발효식품·채소 중심의 한식이 주목받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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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셰프’ 드라마 속 된장 파스타. [사진 넷플릭스]

외국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한식은.
“우리 원이 지난해 실시한 조사 결과, 해외 한식 취식 경험자의 최선호 메뉴는 한국식 치킨(13.8%), 김치(9.7%), 비빔밥(8.5%), 불고기(6%) 순이었다. 닭 튀김 요리는 세계 어디나 있지만, 우리나라 치킨은 특유의 혼종성(hybridity)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이른바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의 식감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레시피를 더했고, 장류를 베이스로 한 양념들이 다채로움을 더하며 한국식 치킨이 완성됐다.”

한식 세계화는 지난 이명박 정부 이후 본격화 됐지만 이에 대한 국내 여론이 긍정적으로 바뀐 건 얼마 되지 않았다. 한식 특유의 매운 맛이나 발효 등의 조리 방식 역시 세계화의 걸림돌로 꼽혔다. 대한항공, 농식품부 등 민관을 오가며 한식의 대중화에 힘썼던 이 이사장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글로벌 표준 레시피 개발, 보급에 힘썼고 한식을 건강식으로 홍보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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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셰프’ 드라마 속 생선구이. [사진 넷플릭스]

한식 세계화 사업 추진에 어려웠던 점은.
“초기엔 내부에서도 논란이 컸다.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해야 한다는 의견과 현지식 변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사실 둘 다 중요하다. 변형된 한식은 전통 음식으로의 유입 효과가 있고, 이렇게 넘어온 관심을 이어가려면 오리지널리티도 탄탄해야 한다.”
향후 한식 세계화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미식브랜드’로서 한식의 이미지를 정립해야 한다. 떡볶이, 김밥 등 일상 음식 뿐 아니라 파인다이닝 분야까지 한식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예를 들어 세계 미식국가 10위 안에 드는 페루의 경우 ‘센트럴(Central)’이라는 레스토랑이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에서 1위를 하며 큰 관광자원이 돼줬다. 이런 식당이 세계 곳곳에서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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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음식 토란국. [중앙포토]

이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돌아오는 명절엔 다양한 음식을 즐기며 한식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몇 가지 음식을 소개했다. “추석은 햇곡식, 제철 채소를 활용한 한국 음식 문화가 집약된 명절이다. 흔히 송편, 갈비찜 등을 떠올리는데, 올 추석엔 충청·전라도 지역에서 즐겨먹는 토란국, 색감이 화려한 화양적, 가족들이 함께 마시기 좋은 배숙 등도 즐겨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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