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불펜의 힘으로 버텼다…가을야구 다크호스로 떠오른 S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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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의 철벽 불펜을 이루는 김민과 노경은, 조병현, 이로운(왼쪽부터). 사진 SSG 랜더스
올해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SSG 랜더스를 5강 후보로 꼽은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스토브리그에서 이렇다 할 프리에이전트(FA) 선수 영입이 없었고, 전력 보강도 크게 하지 않아 지난해 순위(6위)에서 도약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됐다.
그러나 SSG는 현장의 예상을 깨고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성과를 냈다. 지난달 3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3으로 이겨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3위를 확정했다. 이로써 지난해 KT 위즈와의 5위 결정전 패배의 아쉬움을 씻고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냈다.
SSG의 힘은 마운드, 특히 불펜에서 나온다. 올해 구원진 평균자책점은 3.34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다. 전체 평균인 4.48 그리고 최하위인 키움 히어로즈의 5.79와 비교하면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팀타율 8위(0.256)의 만족스럽지 않은 공격력에도 페넌트레이스를 3위로 완주한 이유다.
인천표 ‘짠물 야구’를 자랑하는 SSG 불펜에는 3인의 필승조가 있다. 노경은(41)과 김민(26), 이로운(21)이다. 먼저 1984년생 노경은의 역투는 놀라울 정도다. 입단 동기들은 대부분 은퇴했지만, 마흔을 넘긴 올해에도 시속 150㎞ 가까운 빠른 공을 던진다. LG 트윈스 김진성(40)과 막판까지 치열한 홀드왕 경쟁을 벌이던 노경은은 지난 키움전에서 35번째 홀드를 추가해 이 부문 타이틀을 따냈다. 지난 시즌 자신이 쓴 최고령 홀드왕도 경신하며 40대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KT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민도 자기 몫을 다하고 있다. 2018년 KT의 1차 지명 출신으로 이적의 충격이 컸지만, 빨리 마음을 다잡고 올해 22홀드를 기록했다. 2023년 입단한 막내 이로운도 빼놓을 수 없다. 150㎞를 넘나드는 직구를 앞세워 33홀드를 수확했다. 경기 후반부를 책임지는 노경은과 김민, 이로운이 올 시즌 합작한 홀드만 90개가 된다.
불펜 야구의 방점은 신예 마무리 조병현(23)이 찍는다. 지난해 셋업맨과 클로저를 오갔던 조병현은 올해 69경기에서 30세이브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1.60의 평균자책점과 0.89의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다. 올 시즌 세이브 상위 10걸 가운데 1점대 평균자책점과 0점대 WHIP는 조병현이 유일하다. 그만큼 주자를 최대한 내보내지 않고, 가장 안전하게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는 뜻이다.
5강 가운데 가장 먼저 순위를 확정한 SSG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가을야구는 결국 마운드 싸움. SSG가 포스트시즌의 다크호스로 꼽히는 이유다.
최근 SSG와 3년 재계약하며 추진력을 얻은 이숭용(54) 감독은 키움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를 낮게 평가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끈끈하게 뭉치면서 강한 원팀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3위의 원동력을 이야기할 때 불펜을 빠뜨릴 수 없다. 구원진이 개막 초반부터 막판까지 든든하게 버텨주면서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다”면서 “가을야구도 이 불펜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경기 중반 리드하는 상황이라면 빠르게 구원진을 가동하는 방법 등을 연구하려고 한다. 또, 기존의 선발투수들을 불펜으로 적절히 활용하는 방안도 코칭스태프와 의논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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