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17세 세계 최고령 할머니…하루 3번 유별난 '요거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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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 최고령인 117세를 일기로 타계한 스페인의 마리아브라냐스 모레라 할머니. 사진 CNN 캡처

100살이 넘는 초고령자들의 장수비결은 타고난 장수 유전자 때문일까, 아니면 후천적인 생활습관이 중요한 걸까. 이런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지난해 117세를 일기로 타계한 스페인의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 할머니의 유전정보를 분석한 논문이 지난달 24일 세계적 과학전문지인 ‘셀 리포트 메디신’에 게재됐다.

190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마리아 할머니는 1915년 스페인 카탈루냐로 이주, 스페인 내전과 코로나 19 팬데믹이라는 두 차례의 대란을 극복한 인물이다. 2023년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고도 이를 극복했으나 2024년 8월, 117세 168일로 타계했다.

CNN에 따르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호세 카레라스 백혈병연구소 연구팀은 마리아 할머니가 타계하기 1년 전 혈액과 침, 대소변샘플 등을 채취해 이 지역 출신 여성 75명의 샘플과 비교 분석했다. 마리아 할머니는 카탈루냐의 다른 여성들보다 평균 30년 이상 오래 살았다. 뿐만 아니라 고령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건강 상태가 양호했는데, 특히 심혈관 건강이 좋았고 염증 수치가 매우 낮았다.

연구팀을 이끈 마넬 에스텔레르 박사는 “마리아 할머니의 장수비결은 유전적 요인과 함께 건강한 생활습관이 작용했다”며 “연구에 참여한 할머니의 관대하면서도 유쾌한 성품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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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 최고령인 117세를 일기로 타계한 스페인의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 할머니. 사진 CNN 캡처

마리아 할머니는 흡연과 음주를 멀리하고,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으로 각종 활동에 참여했다고 한다. 공기가 좋은 시골에 살며, 하루 1시간 이상 걷기를 실천하는 등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했다. 올리브오일을 베이스로 한 지중해식 식단도 그의 건강유지에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마리아 할머니가 하루 3번 요거트를 섭취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마리아 할머니의 장내 세균총이 젊은이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장내 유산균이 몸속 염증을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의 ‘요거트 사랑’이 장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런던 킹스칼리지의 클레어 스티브스 노화학 교수는 “장내 세균의 종류가 다양할수록 사람의 장 건강에 유익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아마도 (마리아 할머니의 장 상태는) 다양한 미생물이 머물기에 좋은 환경이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스티브스 교수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밖에 밝혀진 마리아 할머니의 장수 유전자로는 면역기능과 인지기능이 끝까지 유지된 것, 지방 대사 효율이 높았던 점, 또 노화에 따른 뇌 건강과 심장 질환을 예방한 점이 꼽힌다.

스티브스 교수는 CNN에 “다양한 생물학적 노화 매커니즘을 다룬 첫 논문”이라며 “노화 과정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 110세 이상의 초고령자들에게도 적용되는지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연구팀을 이끈 에스텔레르 박사는 “건강한 노화와 관련한 유전자나 단백질을 규명할 수 있다면, 고령자의 삶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 약품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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