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광주는 정치보다 경제가 화두"…또 강기정? 친명 민형배? [미리보는 2026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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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은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된다. 1995년 민선 1기 이래로 민주당 계열이 아닌 정당 옷을 입고 광주·전남·전북의 광역단체장에 당선된 전례가 없다. 늘 본선 당선증보다 경선 공천장 경쟁이 더 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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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광주광역시장(左),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中), 문인 광주북구청장(右). 뉴스1, 페이스북 캡처

광주광역시장 후보군으로는 강기정 현 시장을 비롯해 친이재명계인 민형배 민주당 의원과 광주광역시 관료 출신 문인 광주북구청장, 정준호 민주당 의원, 이형석·이병훈 전 민주당 의원,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출마 채비가 가시화된 건 강 시장과 민 의원, 문 구청장 등 3인 정도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민 의원 1강에 강 시장과 문 구청장이 2강 그룹을 형성하는 구도가 잡혔다.

역대 광주광역시장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사례는 박광태 전 시장(2002~2010년)이 유일하다. 그만큼 재선이 어렵다. 강 시장은 취임 이후 한국갤럽이 매년 반기마다 조사하는 광역자치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에서 50% 안팎의 고른 지지율을 보이는 등 객관적인 지표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지난 6월 25일 이재명 대통령의 광주·전남 타운홀 미팅 때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묻는 이 대통령의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거나, 이 대통령이 금액별로 색깔이 다른 광주광역시의 소비쿠폰에 대해 “공급자 중심 사고”라고 질책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됐다. 호남 출신 당직자는 “이 대통령과의 거리가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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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이 틈을 파고든 민 의원은 여의도에서 보여준 강성 친명·검찰개혁론자로서의 이미지로 높은 인지도와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출마에 관해 즉답을 피하는 등 로키 전략을 고수 중이다. 민 의원 측 관계자는 “당장 높은 지지율만 믿고 보폭을 넓히면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구청장의 경우 올 초부터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해 중앙정치 관련 논평을 내거나 강 시장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발신하는 한편, 북구 자체 지역화폐의 성공 사례 등을 띄우는 등 존재감 부각에 열심이다.

광주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광주는 정치보다는 경제가 화두”라며 “인공지능(AI)·웰에이징 등 광주 미래 산업의 비전을 누가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지금의 구도는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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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전라남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영록 전남지사. 뉴스1

전남은 주철현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2일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판이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는 지역이다. 김영록 현 지사가 박준영 전 지사(2004~2014년) 이후 12년 만의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주 의원을 비롯해 신정훈·이개호 등 민주당 현역 의원 다수가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김 지사가 다른 경쟁자와 비교해 우위를 보이면서 나머지 경쟁자들 사이의 치열한 2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전남지사 선거의 최대 변수는 민주당이 김 지사에게 경선 기회를 부여할 것인지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3선에 도전하려던 송하진 당시 전북지사를 컷오프하고 나머지 후보로 경선을 치른 적이 있다. 전남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김 지사가 경선에 합류하게 되면 김 지사가 유리하겠지만, 당이 컷오프를 결정하면 신진 후보들 사이의 각축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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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전북지사의 경우 재선에 도전하는 김관영 현 지사와 안호영 민주당 의원의 출마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지난 2일 전북도당위원장에서 사퇴한 이원택 민주당 의원, 지난달 25일 “힘을 모아주면 한 번 해보겠다”며 출마를 시사한 정헌율 익산시장 등이 주요 후보군으로 꼽힌다. 현재 여론조사 흐름으로는 김 지사의 독주 체제지만 2023년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실패, 법원의 새만금 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1심) 등 악재가 누적돼 왔다.

그 가운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전북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적어도 지금쯤 되면 장관직에 전념하겠다는 등의 메시지가 김 장관으로부터 나올 법한데 아직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나 출마 여부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은 김 지사와 현역 의원 여러 명의 다자구도지만, 김 장관이 출마를 결심하면 일대일 구도로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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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전북지사(左),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中),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右). 뉴스1·연합뉴스

2022년 지방선거 때 김 장관은 전북지사에 도전했다가 김 지사와 안 의원에 밀려 공천에서 배제됐었다. 김 장관이 전북지사에 출마하려면 공직자 사퇴 시한(선거일 전 90일)인 내년 3월 5일 전에 장관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었던 김영록 전남지사가 임명 8개월 만에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해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조국혁신당의 활약 여부도 변수다. 지난 4월 담양군수 보궐선거에서 혁신당에 석패한 민주당은 “중·대선거구제로 치러지는 기초의원은 몰라도 한 명을 뽑는 단체장 자리는 혁신당이 자체 후보를 낸다고 해서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지진 않을 것”(호남권 재선 의원)이라고 평가절하한다. 그러나 지난 6월 뉴시스-리얼미터 여론조사에는 광주광역시에서 “타 정당 후보를 지지하겠다”(49.2%)는 응답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47.6%)는 응답을 앞서기도 했다. 혁신당 관계자는 “외부인사 영입을 포함해 경쟁력 있는 인재를 발굴해서 호남 정치의 경쟁 구도를 만들어 민주 진영의 건강함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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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지역별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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