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포 쏘고 군함 탈 병사 없다"…현역 입대자, 8년 뒤 10만명대
-
3회 연결
본문

육군 제30기갑여단 예하 포병대대가 경기도 파주시 무건리훈련장에서 동계 혹한기 전술훈련의 일환으로 K55A1 자주포 포탄 사격을 하고 있다. 뉴스1
저출산 여파로 병역 자원이 빠르게 줄어 이르면 2033년부터 현역 입대자 수가 10만 명대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군의 상비 병력은 현재 약 45만명 수준으로, 예비 전력(260여만명)을 합치더라도 800만명이 넘는 북한과 비교해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국방력 약화가 조만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병무청이 국회 국방위원회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병역 자원인 20세 남성 인구수는 2025년 22만 4000여 명에서 2032년 25만 2000여 명으로 늘었다가 이듬해인 2033년(22만 6000여명)부터 감소 추세로 접어든다. 2037년엔 18만 8000여 명으로 20만명 수준이 처음으로 무너지고, 2040년엔 14만 3000여 명, 2044년엔 12만명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 수치는 병무청이 행정안전부에서 이관받은 주민등록 인구 통계로 단순 추산한 것이다. 병무청에 따르면 매년 입영 대상자의 85~90%가 현역 판정을 받고 입대한다. (2024년 86.4%, 2023년 83.7%) 이를 적용할 경우 빠르면 2033년(20세 남성 인구 약 22만 6000명)부터 현역 입대자 수가 10만명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큰 셈이다.

자료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국군의 상비 병력은 2022년 기준 50만명을 기록한 뒤 올해 7월 약 45만 명까지 떨어졌다. 통상 국방부는 ‘병사 30만+간부 20만’ 등 50만 명을 대북 억제력을 위해 적정한 병력 규모로 보고 있다. 간부 수를 현행과 같이 20만으로 유지한다면, 향후 몇 년 내로 병사와 간부 수가 역전될 수도 있다.
군 내부에선 이미 “해군의 함정을 탈 사람이 없고, 육군에선 포를 쏠 사람이 모자라다”는 말이 나온 지 오래다. 실제 해군은 병사가 없는 간부함을 지난해부터 시범 운용 중인데, 이를 점차 확대해 간다는 구상이다.
남북은 예비 전력에서도 향후 차이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군의 예비군 편성 기간은 8년(육군 기준)으로, 전체 전력은 약 260여만 명(간부 25만여·병사 235만여명)이다.
반면 북한은 2022년 기준 상비 병력만 128만명인 데다 예비 전력 수도 남측의 3배 가까이 된다. 예비군은 교도대, 노농적위군, 붉은 청년 근위대 등 762만명이나 된다. 예비군의 편성 기간도 33년으로 길다. 국방부는 “우리 군의 예비군 편성 기간은 8년으로, 주요 외국 사례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훈련 기간이 길지 않다”는 입장이다.
근본적인 대안으로는 현역 복무 기간(육군 기준 18개월) 연장 또는 여성 징병제 등도 거론된다. 하지만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큰 사안이라 정치권에서도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반대로 ‘병력 50만’이란 숫자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안석기 한국국방연구원(KIDA) 박사는 “대북 억제력 확보에 필요한 병력 ‘50만 명’이란 기준은 노무현 정부 시절 ‘국방 개혁에 관한 법률’을 처음 제정하며 세운 기준”이라면서 “당시와 비교해 무기 체계 발전 수준 등을 반영해 필요 병력을 재산출해 볼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