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임산부에게 추천"…삼성 엣지∙애플 에어 이런 말 나오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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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5엣지(왼쪽), 아이폰 에어(오른쪽) 두께 비교. 심서현 기자

보기만 해도 손목 터널 증후군이 완치될 것 같은 두께다.

삼성과 애플의 최신 ‘초슬림폰’을 각각 양 손에 쥐고 받은 느낌이다. 한 손으로만 조작해도 손목과 엄지손가락 힘줄이 편안했다. 몇 차례의 출산과 육아로 이미 손의 힘을 잃은 기자에게는 체감이 컸다.

두께 5.8㎜에 무게 163g, 삼성전자 갤럭시 S25 엣지.
두께 5.64㎜에 무게 165g, 애플 아이폰 에어.

세계 양대 스마트폰 제조사가 ‘얇기’로 붙었다. 지난 5월 삼성전자가, 지난달 애플이 출시했다. 그간 양사는 스마트폰의 디자인, 카메라, 앱 생태계,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능 등으로 대결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순전히 무게·두께의 ‘체급 싸움’이다. 아이폰 에어가 0.16㎜ 얇고 갤럭시 엣지가 2g 가벼워, 장군멍군이다.

삼성과 애플, 얇기 위해 뭘 버렸나 

그렇다면 그들이 두께를 위해 ‘뭘 포기했나’ 짚을 필요가 있다. 양사는 슬림폰 출고 가격을 자사 기본 스마트폰 모델보다 30만원가량씩 높여 책정했다. 그 ‘얇음’은 소비자가 30만원을 더 얹어줄 가치가 있을까? 갤럭시 S25 엣지와 아이폰 에어를 동일한 환경에서 사용하며 비교해 봤다(양사에서 대여해 사용 후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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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애플, 배터리에 몰아주기

둘 다 체지방이라고는 1도 없는 체형이다. 배터리 부피부터 줄였으니 용량이 약점일 터.

100% 충전한 두 기기에서 유튜브로 같은 영상을 최대 밝기, 최대 음량, 고화질(1080p) 재생했다. 1시간 뒤 배터리 잔량은 아이폰 에어 93%, 갤럭시 엣지 90%. 다시 100% 충전해 이번에는 무음으로 재생해 봤다. 2시간 30분 뒤 배터리 소모량은 에어 89%, 엣지 87%였다. 배터리는 에어가 엣지보다 조금 우세했다. 양사가 밝힌 사양도 그렇다(최대 동영상 재생 시간 : 에어 27시간, 엣지 24시간).

애플은 에어를 “역대 가장 전력 효율이 탁월한 아이폰”이라고 홍보한다. 에어의 두뇌(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P)로는 ‘A19프로’를 넣었다. 이는 아이폰17프로에 탑재되는 칩이며, 기본형인 아이폰17에 넣는 ‘A19’보다 고성능이다. 더 얇고도 배터리가 오래가기 위해, 더 비싼 칩을 쓴 거다.

장시간 동영상 재생 후 발열은 두 기기 모두 심하지 않았고, 에어가 엣지보다 약간 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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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에어(왼쪽), 갤럭시 S25엣지(오른쪽). 심서현 기자

그런데 아이폰 에어는 소리가 한쪽에서만 나온다. 엣지를 포함한 요즘 스마트폰들은 스피커가 위/아래 양쪽에 달렸는데(스테레오 스피커), 에어는 위(귀 대는 쪽)에만 있다. 배터리 공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려고, 아래 스피커를 뺀 거다.

오디오에 아무런 조예가 없는 이른바 ‘막귀’인데도 아이폰 에어로 동영상 감상할 때 음향이 아쉬웠다. 단, 항시 이어폰을 끼고 동영상을 본다면 문제 되지 않을 수 있다.

아이폰 에어가 배터리를 위해 버린 게 또 있다. 스마트폰의 신분증에 해당하는 유심(USIM) 칩 공간이다. 에어는 이심(eSIM)으로만 가입할 수 있다. 별도의 칩을 끼우지 않고 정보를 스마트폰 내부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유심 공간을 없애면 2시간 분량 배터리 용량을 얻는다고 한다. 에어를 이심으로 셀프 개통해 보니, 휴대폰 본인 확인 등을 몇 차례 거쳐 어렵지 않게 완료됐다. 단, 디지털 작업에 낯선 이는 다른 이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카메라 2개와 1개, 차이는 컸다

양사 슬림폰의 가장 큰 차이는 카메라 성능이다. 후면 카메라로 갤럭시 엣지는 2억 화소 메인 카메라와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를 탑재한 반면, 아이폰 에어는 4800만 화소 카메라 1개만 탑재했다.

‘아이폰의 따스함, 갤럭시의 선명함’이라는 고유의 특성은 여전했고, 일상 촬영에서는 화질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차이가 두드러진 건 좁은 실내, 야간, 당겨찍기(줌)에서였다.

동일한 지점에서 찍은 사진이다. 갤럭시 엣지(위)가 아이폰 에어(아래)보다 상하좌우 모두 더 넓게 담아냈다. 엣지에 찍힌 양쪽 끝 물건이 에어 사진에는 안 나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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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5 엣지(위)와 아이폰 에어(아래)로 찍은 좁은 실내 사진. 심서현 기자

야간 실외 사진이다. 갤럭시 엣지 사진(위)이 아이폰 에어 사진(아래)보다 조금 더 선명하고 피사체가 넓게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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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5 엣지 야간 사진.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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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에어 사진. 심서현 기자

두 폰 모두 망원렌즈를 장착하지 않아, 당겨찍기(줌)는 디지털 10배가 최대다. 10배 줌 사진 품질 차이는 사진 문외한이 보기에도 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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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5 엣지 10배줌으로 찍은 이순신 장군 동상.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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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에어10배줌으로 찍은 이순신 장군 동상. 심서현 기자

아이폰이 자랑하는 '시네마틱 모드'(영화 느낌의 영상 촬영)를 에어에서는 쓸 수 없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애플은 박찬욱 감독 단편영화 〈일장춘몽〉(2022)과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ETA〉 뮤직비디오(2023) 촬영을 아이폰으로 협업하며, 이 기능을 강조해 왔다.

그래서, 30만원 더 주고 살 건가 

두 폰 모두, 업무상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거나 일과 중 폰 충전이 어려운 이에게는 권하기 어렵다. 배터리의 한계가 있어서다.

그러나 두께가 얇다는 건, 사용해보니 큰 강점이었다. 아이폰 에어(165g)는 아이폰17보다 12g 가벼울 뿐이고 갤럭시 엣지(163g)은 S25보다 도리어 1g 무겁다. 그러나 에어·엣지는 기본형보다 화면이 넓기에 느껴지는 무게 부담이 덜했고, 손에 쥐는 느낌(그립감)이 우수했다. 재킷이나 바지 주머니, 작은 가방에 폰을 넣어도 ‘있는 듯 없는 듯’ 했다.

손목 약한 이, 특별히 출산을 앞둔 임부에게 추천한다. 산후조리와 영유아 육아까지, 앞으로 상당 기간을 ‘한 손 스마트폰’으로 보내야 할 터다. 수유, 안아 재우기, 유모차 몰고 공원 뱅뱅 돌기 등, 한 손으로 스마트폰 보며 버틴 지리한 시간이었다. 그때 에어나 엣지가 있었더라면 손목 터널증후군과 건초염을 피할 수 있었으리라.

출고 가격은 갤럭시 S25 엣지 149만 6000원, 아이폰 에어 159만원. 구독(갤럭시)이나 보상판매(양사)를 이용하면 조금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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