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멸치 피자·굴 아란치니…백종원 빠진 ‘통영어부장터’의 반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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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24~26일 열릴 '2025 통영 어부장터'에서 선보일 국내 정상급 셰프 7인이 개발한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통영식 굴 아란치니와 굴 아이올리소시'. 사진 통영시

‘동양 나폴리’ 특산물 쓴 요리 맛볼 축제 열린다

굴을 속 재료로 넣은 이탈리아 주먹밥 튀김인 ‘굴 아란치니’. 이탈리아 전통 납작빵인 포카치아에 잔멸치를 얹은 ‘멸치 포카치아 피자’. 두 음식 모두 ‘동양의 나폴리(이탈리아 항구도시)’로 불리는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난 굴과 멸치를 쓴 요리다. 통영산 굴과 멸치는 전국 위판량의 약 70%, 60%를 차지하는 지역 특산물이다.

이처럼 굴·멸치뿐만 아닌 남해안 청정 해역에서 자란 멍게·바닷장어·참돔까지 통영 5대 특산물을 활용한 수십 가지 요리를 맛볼 ‘미식의 향연’이 열린다. 오는 24~26일 통영시 도남동 트라이애슬론광장 일원에서 열릴 ‘2025 통영 어부장터’에서다. 이들 음식은 지난해 큰 인기를 끈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 출연했던 국내 유명 셰프 7인이 직접 요리법(레시피) 개발에 참여해 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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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24~26일 열릴 '2025 통영 어부장터'에서 선보일 국내 정상급 셰프 7인이 개발한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멸치 포카치아 피자'. 사진 통영시

흑백요리사 7인 손맛 담은 ‘통영 어부장터’

최근 통영시는 올해 통영 어부장터 축제에 참여할 7인의 셰프 진용(陣容)을 공개했다. 통영 출신 일식·프렌치 퓨전 요리사 장호준 네기컴퍼니 대표와 양식 전문 오세득, 세계 요리대회 2관왕 조은주, ‘마스터셰프 코리아’ 준우승자 박준우,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총괄 셰프 출신 방기수, 현 미슐랭 1스타 오너 셰프로 윤서울·면서울 운영 중인 김도윤, 건강식 전문 남정석 셰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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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24~26일 경남 통영시 도남동 트라이애슬론 광장 일원에서 열린 '2025 통영 어부장터' 축제 포스터. 자료 통영시

이들 셰프와 동료들은 통영 5대 수산물을 쓴 요리 레시피 약 30가지를 개발했다. 특히 셰프들의 대표(시그니처) 메뉴가 눈길을 끈다. 통영 멸치 닭강정(방기수), 통영식 굴 아란치니와 굴 아이올리소스(조은주), 통영 잇 와플 고구마(박준우), 멸치 포카치아 피자(남정석), 통영 굴 생강조림 사각 오니기리(장호준), 통영 멜젓 곁들인 돼지제육(김도윤), 태국식 굴전(오세득)이다.

특급 셰프들 ‘쿠킹쇼’까지…백종원 빈자리 메운다

앞서 지난달 7일 통영 조리직업전문학교에서 오세득, 조은주 등 몇몇 셰프는 축제 참여 업체에 레시피 개발  방법을 교육했다. 축제 출품이 확정된 7가지 시그니처 메뉴 이외 장어 핫도그·강정, 멍게·멸치 유부 김초밥, 통 도미 튀김, 해산물 샌드튀김·카레 비빔면 등 20가지 넘는 메뉴는 최종 품평회를 거쳐 출품 여부가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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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24~26일 열릴 '2025 통영 어부장터'에서 선보일 국내 정상급 셰프 7인이 개발한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통영 굴 생강조림 사각 오니기리'. 사진 통영시

이번 통영 어부장터엔 이들 레시피를 쓴 음식은 물론 전어구이와 활어회 등 싱싱한 해산물 요리, 바비큐 등을 판매할 먹거리 부스가 60여곳이나 들어선다. 지난해 30여곳보다 2배 가까이 늘면서, 축제 방문객은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셰프 7인의 손맛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맛볼 수 있는 ‘쿠킹쇼’도 열린다.

유명 셰프들 참여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빈자리를 메울 통영시 복안이다. 어부장터는 백 대표가 통영시와 기획한 첫 수산물 축제다. 하지만 올해 들어 백 대표가 식품 위생·품질 논란 등 잇단 구설에 오르내린 가운데, 통영시는 공모 끝에 축제 대행사를 더본코리아가 아닌 다른 업체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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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24~26일 열릴 '2025 통영 어부장터'에서 선보일 국내 정상급 셰프 7인이 개발한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태국식 굴전'. 사진 통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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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24~26일 열릴 '2025 통영 어부장터'에서 선보일 국내 정상급 셰프 7인이 개발한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통영 멸치 닭강정'. 사진 통영시

통영시, ‘최악의 축제’ 오명 벗겠다

통영시는 ‘최악의 축제’란 오명을 뒤집어쓴 어부장터의 반전도 노린다. 지난해 첫 축제 때 무려 ‘30만 인파’를 끌어모으며 흥행엔 성공했지만, 부실한 현장 관리로 이런 혹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당시, 축제장 출입구 통제와 부족한 먹거리 부스 탓에 ‘행사장 출입→음식 주문ㆍ구매→음식 수령’까지 장시간 대기해야 하면서 방문객 불만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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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튜브 채널 '여행론'에 올라온 통영 어부장터 축제 현장. 사진 유튜브 캡처

특히 첫날 악천후에도 야외 행사장엔 비가림막조차 준비되지 않아 방문객이 비에 홀딱 젖으며 음식을 먹었다. 행사장 규모도 대규모 인파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비 맞으면서 음식 먹어본 건 군대 이후 처음’, ‘대기줄도 어디인지 모르고 입구도 돌아가야 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백 대표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과하기도 했다.

악천후·긴 대기줄 피할 대책은?

통영시는 이런 문제를 보완 중이다. 우선, 올해 행사장 면적을 약 2만4000㎡로 확 넓혔다. 당초 계획(약 3만1000㎡)보단 줄었지만, 지난해 1만3000㎡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확장한다. 방문객이 음식을 먹을 ‘식음존’엔 약 2400㎡ 면적을 덮을 대형 비가림막을 설치, 갑작스러운 악천후에 대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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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열린 통영 어부장터 축제 현장. 사진 통영시

행사장 출입 통제도 없앤다. 불필요한 대기줄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카카오톡 알림 서비스’를 제공, 방문객이 주문 음식을 받으려 장시간 줄을 설 필요도 없게 한다. 음식을 주문한 뒤 버스킹 등 여러 공연을 구경하다 ‘알림톡’이 오면 음식을 수령하면 되는 방식이다. 통영시 관계자는 “방문객 이동 편의를 고려한 해상교통수단과 셔틀버스도 늘렸다”며 “올해 어부장터는 단순 먹거리 축제가 아닌 셰프와 함께 하는 미식의 장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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