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음식물처리기도 알고보니 중국에서 온 이모님? 국내 생산업체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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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브랜드 미닉스의 전자동 음식물처리기 ‘더 플렌더 PRO’. 사진 미닉스
명절이 지나고 나면 음식물처리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다. 차례를 지내고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나서 발생하는 많은 양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스트레스가 커지기 때문이다.
7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2023년 1850억원 수준이던 국내 음식물 처리기 시장은 올해 5800억원으로 성장했으며 2027년에는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가전업체가 아직 진출하지 않은 국내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중국산 제품과 국산 제품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포함해 홈쇼핑과 온라인쇼핑에서 판매되는 음식물처리기에는 중국 브랜드나 한국 브랜드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음식물처리기 시장이 한국보다 먼저 발달해 다양한 브랜드가 생겨난 중국에서 한국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해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청소기 업체로 유명한 드리미는 지난 6월 음식물처리기 ‘리보’를 한국에 공식 출시했다. 한국 시장에 특화된 모델을 위해 제품의 기획 및 개발과정에서 코오롱글로벌 등과 협력했다. 샤오미는 자체 음식물쓰레기처리기 ‘라이드스토’를 쿠팡·컬리 등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풀무원, 음식물처리기 출시 (서울=연합뉴스) 풀무원은 음식물을 자동으로 분쇄·건조하는 프리미엄 주방가전 '그린더 자동 인공지능 음식물처리기'를 출시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진은 풀무원 프리미엄 음식물처리기. 2025.5.29 [풀무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xxxxxxxxxxxxxxx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국내 브랜드이지만 OEM·ODM 방식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종합 가전 브랜드 쿠쿠는 2020년 중국 ODM 방식을 채택해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올해 4월 첫 음식물 처리기 ‘제로빈’을 내놓은 쿠첸도 마찬가지다. ODM과 OEM 형식을 결합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풀무원도 지난 5월 스마트 센서로 음식물을 자동으로 분쇄·건조하는 프리미엄 주방가전 ‘풀무원 그린더 자동 AI 음식물처리기’를 내놓았다. 풀무원 관계자는 “자체 설계한 뚜껑 내·외부 구조를 적용하여 악취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풀무원만의 조작부 UI를 적용한 독자적인 OEM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음식물 처리 시장이 커지기 시작한 만큼 빠르게 제품을 출시하고 시장성을 판단해보기에는 OEM, ODM 방식을 채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강자들은 어디?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들이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9개 가정용 음식물처리기 제품의 품질 및 안전성 시험 평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앞선 기술력과 저렴한 가격의 중국 제조 제품들이 시장 지배력을 넓혀가고 있는 사이에 국내 생산을 고집하는 국내 브랜드들도 있다. 미닉스는 20년 제조 경력을 가진 자회사를 통해서 부품 설계·개발부터 조립, 품질 검사까지 전 과정을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미닉스는 2023년 작은 공간에도 놓을 수 있는 ‘한뼘 처리기’로 유명한 더 플렌더를 선보였으며 올해 3월에는 자동 처리·절전·보관이 가능한 더 플랜더 프로를 출시했다. 2009년부터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진출했던 스마트카라는 16년간의 노하우를 통해 음식물을 스스로 인식하고 작동하는 인공지능(AI) 자동 처리 시스템을 탑재한 5L 대용량 음식물처리기 ‘블레이드X AI’ 등을 내놓았다. 인천 송도 연구소에서 제품 연구개발을 하고 경남 양산 공장에서 제품 제조와 전 공정 품질 검사를 전담하고 있다.
쿠쿠는 초기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기 위해 ODM 방식을 택했지만 2023년부터는 국내 자체 생산으로 전환했다. 밥솥업체의 압력패킹·히팅 등 핵심 기술력 바탕으로 차별화한 제품을 개발했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삼성·LG는 왜 안 해?
쑥쑥 크는 시장이지만 대표적인 가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직 진출하지 않았다. LG전자는 지난해 안산시와 협업해서 싱크대 내부에 장착하는 빌트인 형식의 습식미생물분해형 제품을 개발 중이다. 정확한 출시 일자는 미정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과 2022년에 각각 ‘비스포크 제로’등 미생물처리기 관련 상표 등록을 해놓은 상황이지만 현재 관련 제품의 구체적인 출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직접 나서기에는 아직은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라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지자체에서 구매 지원 등이 이뤄지면서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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