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취임 100일 김민석, 벌써 서울시장·與대표 출마설 뜬다 왜 [미리보는 2026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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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 뉴스1
김민석 국무총리는 추석 연휴가 끝나는 10일에 취임 100일을 맞는다. 하지만 정치권의 시선은 언제일지 모를 그의 퇴임 이후 행보로 벌써부터 쏠려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총리 후보로 지명한 직후부터 불거진 내년 6월 지방선거 ‘서울시장 차출설’이 여전하고, 내년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설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이 대통령은 ‘내각이나 참모진은 선거 투입이 아닌 일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지만, 예외는 있다”며 “김 총리는 차출이 검토될 수 있는 여권의 유력 자원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 총리 지방선거 차출설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서울의 선거 지형이 여권 입장에서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세계일보가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지난달 29~30일 진행한 조사 결과 전국적으론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44%로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39%)는 응답을 오차범위(±3.1%포인트) 내에서 앞섰다. 그러나 서울권으로 지역을 좁혀 보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42%,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43%로 초접전 양상이었다.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군이 오세훈 서울시장에 비해 열세인 상황도 맞물려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의 자체 조사로는 민주당 내 후보군이 오세훈 시장 대비 열세인 것은 사실”이라며 “확장성이 있는 인물이 나서주는 게 필요하다”라고 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오 시장의 야권 내 지지세는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원씨앤아이-스트레이트뉴스가 지난달 29~30일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한 서울시장 보수·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이 18.7%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어 나경원 의원(16.0%),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8.7%),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8.5%) 순이었다.
진보·여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박주민 의원이 선두였지만 지지율은 13.1%였다.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11.1%), 정원오 성동구청장(10.8%), 서영교 의원(5.9%), 박용진 전 의원(5.7%), 전현희 의원(4.6%), 박홍근 의원(1.8%)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그 외 인물’(6.4%), ‘적합한 후보가 없다’(31.3%), ‘잘 모르겠다’(9.3%) 등이 절반에 가까웠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달 7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대적으로 인지도와 중량감이 앞선 김 총리의 출마 필요성이 거론되긴 하지만 실제 차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여권 내 평가도 적잖다. 또 다른 여권 고위 관계자는 “총리가 출마하려면 적어도 민주당이 전략공천을 해주면서 주단을 깔아줘야 한다”며 “그런데 지금 지도부에 속한 사람도 출마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그런 대승적 결단을 쉽게 해줄리가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총리의 차출 여부는 서울시장 차출설이 도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거취와도 연동된 문제다. 민주당 관계자는 “강 실장도 이 대통령이 출마 자원으로 염두에 둔 인물”이라며 “둘 중 누가 나갈 것인가가 사전에 정리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공직선거법상 총리를 비롯한 공직자가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9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가 6월 3일이라 내년 3월 5일이 사퇴 시한이다.
서울시장 출마설 못잖게 김 총리 주변에선 민주당 대표 출마 가능성도 비중 있게 거론된다. 지난 8월 당선된 정청래 대표의 1년 임기 만료로 치러질 내년 8월 전당대회에 김 총리가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2년 임기를 수행하는 차기 대표는 2028년 4월 총선 때 공천권을 쥐게 된다. 그런 만큼 누가 대표가 되느냐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권리당원 지지세가 강력한 정 대표의 재선을 견제하려면 이 대통령의 신임이 절대적이면서 이런 사실을 당원도 익히 인지하고 있는 인물인 김 총리가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김 총리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재선에 성공했을 당시 최종 득표율 18.23%로 수석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4회 국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최근 대통령실·정부와 민주당이 검찰 개혁 문제 등을 놓고 미묘하게 엇박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 김 총리의 대표 차출설을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오직 민생과 경제를 최우선으로 하려 하는데 당이 강경 모드로 연일 질주하는 상황”이라며 “총선의 성패는 이 대통령에겐 중간 평가 격이라 매우 중요하다. 2028년 당의 얼굴이 얼만큼의 확장성을 가졌느냐에 따라 총선 결과도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총리실은 이러한 각종 시나리오에 선을 긋고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김 총리는 차기 행보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다”며 “오직 직분에 충심을 다해 임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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