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만 최대 조폭 죽련방 비밀…그 뒤엔 中 공산당 있었다,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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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중화통일촉진당 당원이 지난 2017년 대만에서 친중 시위 중에 중국 오성홍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위키피디아

중국 공산당이 범죄조직을 활용해 대만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만 최대 폭력 조직 죽련방(竹聯幇)이 주축이 돼 만든 정당에 자금을 지원하며 통일 전선 전략의 핵심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중국 공산당의 전략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WP가 지목한 정당은 중화통일촉진당(CUPP)이다. 지난 1월 대만 내부부는 헌법재판소에 CUPP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했다. CUPP가 국가보안법, 반(反)침투법, 형법 등을 위반해 국가 안보와 사회 안정 및 선거 공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했다는 혐의다.

반침투법은 중국이 대만에서 이뤄지는 선거 및 정치 과정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지난 2020년부터 시행 중인 법이다. 중국 정부와 같은 역외(域外) 적대 새력이 대만 정계에 정치 자금 제공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걸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대만 당국은 CUPP가 2011년부터 최근까지 약 7400만 대만달러(약 32억1200만원)어치의 정치자금을 중국 당국으로부터 받았다고 보고 있다.

CUPP는 일국양제 형식을 통한 중국과 대만의 통일을 지지하는 정당이다. WP는 “CUPP 당원은 (죽련방이란) 폭력 조직원이자 정당 당원이란 지위를 이용해 대만 내에서 중국 당국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CUPP는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바탕으로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대만인을 비난하고 중국군의 위력을 홍보하는 내용이 포함된 친중 선전물을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CUPP 당원 3명은 대만 현역 장교들을 중국 당국 간첩으로 포섭하려한 혐의로 지난 3월 유죄판결을 받았다.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은 지난 3월 “CUPP는 중국 간첩 활동의 통로”라며 “중국은 대만의 자유·다양성·개방성을 이용해 폭력조직과 정당 등을 매수해 우리를 내부에서 분열시키고, 파괴하고, 전복하려는 행위를 자행해 왔다” 고 비판했다.

WP는 CUPP 당원 대다수가 죽련방 조직원이라고 전했다. 죽련방은 사해방(四海幇), 천도맹(天道盟)과 더불어 대만 3대 범죄조직으로 불린다. 주로 마약 밀매와 온라인 사기 등으로 돈을 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8년 한국에 3700억원 상당의 필로폰이 밀반입됐는데 당시 경찰 조사 결과 해당 범죄를 죽련방이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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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러 대만 중화통일촉진당 총재(가운데)가 지난 2017년 대만에서 친중 시위 유세를 벌이고 있다. 사진 위키피디아

CUPP와 죽련방을 잇는 연결고리는 장안러(張安樂) CUPP 총재다. 2005년 CUPP를 창당한 장 총재는 1950년대 죽련방 창립 당시 멤버다. ‘백랑(白狼)’이란 별명으로 불려온 그는 80년대 미국에서 살인·마약 밀매 혐의로 체포돼 10년간 복역했다. 이후 대만에 돌아왔지만 지명수배되자 1996년 중국 광둥성 선전으로 도피해 17년간 머문다.

이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 간부들과 인맥을 넓혔고, 중국과 대만의 통일을 내세우는 CUPP도 만들었다. 2013년 대만으로 돌아온 뒤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에 나선 장 총재는 CUPP를 3만명이 넘는 당원을 가진 정당으로 성장시켰다.

대만에선 CUPP가 대만해협에서 급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중국의 ‘무기’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CUPP와 죽련방이 소지한 200정의 총기를 압수했다. WP는 “민간인의 총기 사용이 사실상 전무한 대만에서 대량의 총기를 CUPP가 갖고 있었다”며 “대만 당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시 이들이 보유한 총기를 통해 대만 사회를 파괴하고 중국 당국에 매우 효과적인 협력자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장 총재는 CUPP 내에 죽련방 조직원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당은 대만과 중국의 공동 행복을 위해 노력할 뿐이며 이는 평화적인 통일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며 폭력 사용 가능성을 일축했다. 중국 당국과의 연루설도 부인했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대만사무판공실은 CUPP에 대한 WP의 취재에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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