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가미카제냐" 셧다운 민주당 탓한 트럼프…여론은 그에 등돌렸다

본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댜운) 7일째인 7일(현지시간) 책임을 야당에 돌리며 “가미카제(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자폭 특공대) 같은 공격”이라고 맹비난했다.

btc742f8409c5c94cd770d40baeed77dcf.jpg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맞이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셧다운 때문에 수십억 달러의 낭비, 사기, 남용을 제거할 수 있게 됐다”며 민주당이 주도한 정책 분야에 대한 영구적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주당은 통제 불능…지능도 낮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회담하는 자리에서 셧다운 사태에 대한 질문을 받자 “(셧다운은) 그들(민주당)이 시작한 것”이라며 “그들은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졌고, 잃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bte403b8fb2c9c8d862b71f9c4281162a6.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 도중 셧다운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그 책임을 민주당에 떠넘기는 취지의 답변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민주당이 ‘발목잡기’를 위해 의도적으로 셧다운 사태를 지속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민주당은 통제 불능이고, 지도자도 없고 누가 지도자인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스민 크로켓(텍사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뉴욕),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와 연방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뉴욕) 등 민주당 인사들을 거론하며 “그들은 지능이 낮고, 누구와 맞붙어도 선거에서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지우기’…급여 소급도 ‘선별 지급’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을 계기로 민주당이 주도해온 정책 분야를 영구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경고와 관련해선 “많이 있고, 곧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관련 분야에서 일해온 공무원들까지 영구 해고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4~5일 뒤면 말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셧다운이 계속되는 (영구 해고는) 상당할 것이고, 많은 일자리가 영원히 복원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tfd5977f9f34224791c9002b095a3d0c8.jpg

국토안보부, 국경순찰대 등 연방 요원들이 6일(현지시간) 오리건주 포틀랜드 시내에 있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 밖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무급 휴직 상태인 공무원 중에서 급여를 소급 지급할 대상을 선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공무원이) 누구인지에 따라 (소급 여부가) 다르다”며 “정말 우리가 책임져야 할 자격이 없는 사람도 있는데, 그들에겐 다른 방식이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선별적 급여 지급의 근거에 대해선 “그 질문은 민주당에 하라. 나는 법을 따르고, 법이 정한 것이 옳다”라고만 답하며 구체적 설명은 하지 않았다.

트럼프 1기 때인 2019년 제정된 ‘공무원 공정 대우법’에 따르면 셧다운으로 무급 휴직 상태가 된 공무원들은 셧다운 종료시 자동으로 급여를 지급받도록 돼 있다. 그러나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이 최근 작성한 내부 메모에는 해당 법안이 불완전하다며 “강제휴직자는 셧다운 종료 법안에 급여가 명시적으로 포함될 경우에만 보상받을 수 있다”고 명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bt1038e41b1014bc37b8ae17c5994477df.jpg

트럼프 지지자(가운데)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시설 밖에서 시위 도중 불타는 성조기를 놓고 한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책임 39% vs 민주당 책임 30%”

그러나 셧다운 장기화에 따른 여론은 트럼프 행정부에 우호적이지 않다.

CBS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셧다운 첫날인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미국 성인 24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2.4%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39%는 이번 사태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있다고 답했다.

야당인 민주당에 책임 있다고 한 응답자는 30%였고, 31%는 양측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했다.

bt0f84c148b219f6b2ba7cd37d820eb888.jpg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을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특히 응답자의 80%는 이번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경제(40%), 인플레이션(35%) 등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 정책 분야의 지지율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셧다운 사태가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악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CNBC는 “7일째 이어진 셧다운이 장기화할 수록 미국 경제에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됐고 교통안전청(TSA), 항공교통관제사 등 일부 근로자의 임금지급이 지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관세 수익으로 취약 여성 지원 사업 유지”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이날 셧다운으로 중단 위기에 처한 취약 여성 및 영ㆍ유아 영양 지원 사업을 관세를 통해 얻은 수익을 활용해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bt94e01eeb985a8877956916c0f1320b2b.jpg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며 스크린 옆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은 매우 잔인하게 정부를 셧다운시키는 투표를 계속하면서 가장 취약한 여성과 아동을 위한 WIC 프로그램 자금이 이번 주 바닥나게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관세 수익 자원을 이 중요한 프로그램으로 이전하는 창의적인 해결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WIC’는 여성(Women), 영유아(Infants), 아동(Children)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이들에 대한 특별 영양보충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레빗 대변인은 이어 “트럼프 백악관은 민주당의 정치 게임 때문에 빈곤층 어머니와 아기들이 굶주리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bt1de85613d0b4692d0e0d43a2b15c4dfb.jpg

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시카고에 위치한 이민세관단속국 시설 앞에서 시위자를 체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악시오스는 이와 관련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자금 지원은 임시적이고 구체적 금액도 밝히지 않았다”며 “그동안 공화당은 WIC 수급 자격 및 예산을 제한하려고 시도해온 반면, 민주당이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지적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3,914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