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 이 정도?…"연말특수 기대도 안해" 대형마트까지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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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연말 특수’라는 말이 무색하게, 올 4분기 소매유통 경기가 싸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8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87로 집계됐다. RBSI가 100보다 낮으면 소매유통업 경기를 직전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지난 3분기만 해도 RBSI가 직전 분기(75)보다 27포인트 높은 102를 기록하면서 2021년 3분기 이후 4년 만에 100을 넘겼다. 하지만 한 분기 만에 도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대한상의는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 지속, 업태 간 경쟁 심화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업태별로 살펴보면 백화점(103)만 유일하게 기준치를 웃돌았다. 전통적인 연말 특수와 함께 최근 주식시장 반등에 따른 자산효과 등으로 고급 상품군 소비를 자극할 것이라고 보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온라인쇼핑(87), 수퍼마켓(83), 편의점(83), 대형마트(81) 등 백화점을 제외한 유통업의 RBSI는 일제히 기준치를 밑돌았다. 온라인쇼핑은 업계 경쟁 심화와 중국계 플랫폼의 저가 공세 등의 영향을, 수퍼마켓은 온라인 장보기가 확산하고 있고, 올 11월 일몰 예정이던 전통시장 주변 기업형수퍼마켓(SSM) 입점제한 규제를 4년 연장하는 안이 지난달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는 등 규제 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영향이다.
편의점은 직전 분기(108) 대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겨울철 비수기 유동 인구가 줄어들고 과잉 경쟁과 인건비 상승 등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마트도 온라인·슈퍼마켓과의 가격 경쟁 속에서 이재명 정부의 민생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된 점이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정부는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국가 단위의 통합 할인 축제인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을 개최해 소비심리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3만개사가 참여하는 대규모 쇼핑 행사로, 지역사랑상품권은 지역별로 12~20%, 디지털온누리상품권은 15~25%의 할인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상생소비복권을 20억원(5000명) 규모로 신규 시행하고, 카드사 캐시백(환급) 이벤트와 민간·공공 배달앱 특별할인 행사 등도 개최한다.
박경도 한국유통학회장(서강대 교수)은 “근본적인 소비심리 개선을 위해선 중소 유통의 디지털 전환 지원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규제 혁신, AI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한 성장 잠재력과 소비 여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희원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도 “경제는 심리가 중요한데, 4분기 경기전망지수가 부정적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를 반전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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