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광장시장에 밥 먹으러 간 외국인, 쇼핑백 들고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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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패션 브랜드 명소로 거듭난 서울 광장시장에서 지난 1일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경미 기자
지난 1일 찾은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고소한 빈대떡을 파는 사장님도, 달콤한 찹쌀 꽈배기를 파는 사장님도 일제히 검정 모자와 티셔츠를 착용하고 손님을 맞이했다. 이날 광장시장에 입점한 K패션 브랜드 ‘마뗑킴’의 제품이었다.
마뗑킴을 운영하는 하고하우스 관계자는 “광장시장점 개점을 기념해 상인 150여 명이 유니폼으로 마뗑킴 옷을 입는 이벤트를 함께 했다”며 “광장시장을 찾는 해외 관광객들이 K푸드뿐 아니라 K패션까지 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최초의 상설시장인 광장시장이 K패션 명소로 변신 중이다. 유명 패션 브랜드 매장과 팝업스토어가 잇따라 시장 내에 점포를 열면서, 로컬 분위기와 트렌디한 감성이 모두 살아있는 공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마뗑킴 모자와 셔츠를 착용한 상인이 빈대떡을 부치고 있다. [사진 하고하우스]
광장시장에는 로우로우, 노스페이스, 플리츠마마, 코닥어패럴 등에 이어 최근 마뗑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세터 등 5개 패션 브랜드가 새롭게 터를 잡았다. 외국인과 MZ세대가 이곳에 와서 빈대떡, 김밥, 산낙지 등 한국식 먹거리를 먹고 마시며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광장시장이 핫플레이스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광장시장에서 빈대떡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저녁이나 주말에는 손님 10명 중 8명이 외국인”이라며 “음식 먹으면서 인증샷 찍고 근처에서 쇼핑하다 가는 외국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패션브랜드 ‘세터’를 운영하는 레시피그룹의 신재영 이사는 “광장시장은 이제 서울을 대표하는 쇼핑·문화 복합 공간”이라며 “외국인 고객을 겨냥해 매장 내부 인테리어에 광목천, 한지 등 전통 소재를 접목했고,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한국적 감성을 담은 한정판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문을 연 스타벅스 광장마켓점의 한글 간판. [연합뉴스]
한복, 침구 등을 취급하는 광장시장 2층 도매상가도 식음료(F&B) 매장이 들어서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지난 5월 들어선 스타벅스 광장마켓점은 ‘시간을 추출하는 커피상회’라는 콘셉트로 운영 중이다. 매장 곳곳에 고풍스러운 현판과 오래된 철문, 포목점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 소품이 가득하다. 한국의 길거리 간식인 호떡의 맛과 모양을 응용한 ‘꿀호떡라떼’, 베와 무명의 질감을 표현한 ‘포목보 딸기 크레이프’ 등 특화 메뉴도 선보였다.
제주 크림빵 성지로 불리는 ‘아베베베이커리’, 페스트리 파이로 유명한 ‘카페 어니언’도 광장시장에 둥지를 틀었다. 국내 최초 뷰티 아울렛을 표방하는 ‘오프뷰티’도 광장시장 초입에 자리를 잡았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전통과 최신 유행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광장시장이 서울 명동, 성수를 잇는 K패션 성지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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