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 새 총리 다카이치…“야스쿠니 참배 보류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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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사진) 전 경제안전보장담당상이 선출됐다. 다카이치 신임 총재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4) 농림수산상과의 결선투표에서 185대 156의 큰 표차로 승리했다. 그는 이달 하순 임시국회에서 총리 지명 선거를 거쳐 일본 첫 여성 총리로 취임할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재는 민심을 반영한 자민당 당원·당우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요시다 도오루(吉田徹) 도시샤대 교수는 “최근의 성공 모델이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후계자로서 기대를 모았기 때문”이라고 승인을 분석했다.

한국에선 아베 전 총리의 보수우익 이미지가 강하지만, 일본에선 ‘아베노믹스’를 통해 경제를 되살렸다는 평가가 앞선다. 또 현실적인 외교정책으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그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1년 뒤인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으나, 이후에는 참배를 자제하며 한국·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의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관련 다카이치 총재는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는 “(총리가 되더라도) 평소대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이번에는 “적절히 판단하겠다”며 명확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요시다 교수는 “다카이치 총재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비슷한 형태의 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취임 전 우익 강경 발언으로 유명했던 멜로니 총리는 2022년 이탈리아 최초의 여성 총리로 취임한 뒤에는 외교·안보 정책에서 온건 중도의 길을 걸었다.

외무상에 모테기 기용 방침, 한·미·일 협력강화 나설 듯

요시다 교수는 “다카이치 총재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자제하고, 일·미·한 협력 구도를 중시하는 등 외교에서는 안정적인 현실 노선을 취하고, 보수층에 대한 어필은 국내 정책에서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외무상에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70) 전 간사장을 기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테기 전 간사장은 아베 정권(2019년~)부터 기시다 정권(~2021년)까지 외무상을 지낸 인물이다. 만약 그가 다시 외무상으로 복귀한다면 한·미·일 협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연립여당인 공명당과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 공명당의 지지 기반인 창가학회는 특히 중국과의 관계가 깊은데, 자민당으로서는 공명당의 연정 이탈을 막기 위해 일정 부분 타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요미우리신문은 8일, 다카이치 총재가 이달 17~19일 야스쿠니 신사에서 열리는 추계 예대제 참배를 보류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등 이른바 ‘적극 재정론’을 지지하고 있다. 이는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재무성과는 결이 달라, 그간 SNS 등에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를 지지한 아소 다로(麻生太郎·85) 전 총리는 제2차 아베 정부에서 재무상을 지낸 대표적인 재정긴축파다.

다카이치는 아소 추천으로 그의 처남인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72)를 자민당 간사장에 기용했다. 스즈키 간사장 역시 아소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재무상을 맡았던 인물로, 재정건전성을 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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