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올트먼·수 ‘1000억달러짜리 포옹’…이재용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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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 세너제이에서 열린 콘퍼런스 ‘AMD 어드밴싱 AI 2025’에서 리사 수 AMD 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포옹하고 있다. [사진 AMD 유튜브]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미국 반도체 기업 AMD와 대규모 인공지능(AI) 가속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AI 반도체 시장 지형이 흔들리고 있다.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던 시장에 AMD가 가세하면서, AMD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 중인 삼성전자가 최대 수혜자로 떠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6일(현지시간) 내년 하반기부터 AMD로부터 총 6기가와트(GW) 규모의 AI 가속기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HBM4(6세대)를 탑재한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 ‘MI450’이 오픈AI에 공급될 예정이다. 로이터는 “6GW는 미국 가정 약 5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비슷한 수준이며 후버댐 생산 전력의 약 3배 규모”라고 설명했다.
AMD는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자사의 보통주 1억6000만주(약 10%)를 주당 1센트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도 오픈AI에 줬다. 오픈AI가 AI 가속기 배치 목표를 달성하고, AMD 주가가 올라야 매입 가능하다. 리사 수 AMD CEO는 “이번 계약으로 수백억 달러의 추가 매출을 거둘 수 있게 됐다”며 “전체 AI 생태계를 발전시킬 진정한 윈윈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AMD 경영진은 향후 4년간 오픈AI 및 다른 고객사로부터 1000억 달러(약 140조원) 이상의 신규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테크업계에선 이 계약을 ‘전략적 동맹’ 선언으로 본다. 지난달 엔비디아와 1000억 달러 규모의 AI 서버 구축 협약을 맺은 오픈AI가 AMD와 또 손잡은 건 AI칩 공급망을 다변화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계산이라는 해석이다.
엔비디아는 현재 AI 칩 시장의 약 80%를 장악했는데, 폭발적인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병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오픈AI가 AMD와 계약을 통해 엔비디아를 견제하고 가격 협상력과 AI칩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를 이번 계약의 ‘숨은 수혜자’로 보고 있다. HBM은 AI칩의 연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데, SK하이닉스가 HBM3(4세대)·HBM3E(5세대)를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했지만, 6세대인 HBM4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AMD에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며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AMD의 MI450에도 납품을 노리고 있다. 반도체 전문가인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SNS에 “AMD MI450의 HBM4는 주로 삼성전자가 공급할 것”이라고 콕 집어 언급했다. 삼성전자 역시 HBM4에 승부수를 걸고 있는 만큼 AMD와 합세할 경우 과거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에는 다소 달갑지 않은 소식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HBM 시장이 커지는 것이라 타격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한때 제기됐던 ‘AI 거품론’이 잦아들었고, AI칩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시선은 오는 14일 발표될 삼성전자 3분기 실적으로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용 HBM3E 12단 제품 인증으로 (삼성의) HBM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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