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생존율 96% 착한 암? 믿지마라…혈뇨 보이면 본성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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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샘암이 진행되면 배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사진 셔터스톡
긴 추석 연휴,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앉아 이야기를 나눌 때 빠지지 않는 주제가 건강입니다. 특히 건강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제가 바로 사망 원인 1위인 '암(癌)'입니다. 영유아기부터 노인기까지, 생애 전반에 걸쳐 내 건강을 위협하는 불청객이자 최대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 도움말을 받아 명절 기간 살펴볼 6대암 예방법을 연재합니다. 마지막 여섯번째는 서준교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말하는 전립샘암입니다.
자궁경부암이 여성을 위협한다면, 전립샘암은 남성을 공격하는 대표적인 암이다. 국내 전립샘암 환자 수는 1999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다. 남성 암 발생 순위도 2021년엔 4위였지만, 2022년 2위로 빠르게 올랐다(갑상샘암 제외).
치료법 발전으로 초기 전립샘암은 다른 암보다 생존 확률이 높은 편이다. 5년 생존율은 96.4%에 달한다. 하지만 3기 이후로 병기가 진행되면 암의 모습이 확 달라진다. 전이가 동반된 4기 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절반 이하로 급감한다. 결국 완치를 위해선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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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뇨 등 증상 나타나면 3기 이상 진행 많아

비뇨기 구조와 전립샘암 호발 부위. 자료 서울아산병원
전립샘은 신체 구조상 요도를 둘러싼 모양새다. 여기에 암이 생겨도 초반엔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다.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전립샘이 커지면서 배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주로 소변을 보기 힘들거나 소변 횟수가 잦아지는 증상, 배뇨 후 소변이 남는 듯한 잔뇨감, 잠을 자는 중에도 소변이 마려워서 깨는 야간뇨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배뇨 증상과 전립샘암의 직접적 상관관계는 없다.
암이 많이 진행되면 혈뇨가 나오거나 통증까지 생길 수 있다. 특히 암세포가 뼈로 전이되면 통증과 골절, 척수 압박에 따른 마비 등이 생긴다. 이러한 증상을 동반한 전립샘암은 3기 이상인 경우가 많다.
저위험 암은 '감시'만…수술은 로봇 활용↑

전립샘암 병기 정보. 자료 서울아산병원
전립샘암 초기엔 암세포가 비교적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순한 암'으로 불리곤 한다. 이 시기엔 환자의 삶의 질, 암 위험도를 함께 고려해 치료법을 결정한다. 진행 가능성 낮고 예후가 좋은 일부 저위험 암은 적극적인 감시 요법을 택할 수 있다. PSA(전립샘특이항원), MRI(자기공명영상)와 조직 검사 결과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면서 암 진행 여부를 관찰하는 식이다. 암 성격이 바뀌어 치료가 필요할 때 수술·방사선 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법을 진행하게 된다.
수술은 전립샘을 완전히 제거하고, 잘린 요도와 방광을 연결하는 형태다. 좁은 골반 깊숙한 곳에 있는 전립샘 특성상 시야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 정밀한 움직임이 가능한 로봇 수술을 적극 활용하는 편이다. 방사선 치료는 초기 전립샘암에선 수술과 비슷한 수준으로 치료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행성 전립샘암은 암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을 차단하는 호르몬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병용한다.
50세 이상 매년 PSA 검사, 동물성 지방 섭취↓

서준교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전립샘암도 치료 이전에 빠른 진단·예방이 중요하다. '순한 암'이란 속설과 달리 3기 이상 전립샘암과 전이성 암은 예후가 나쁘다. 국내 환자 대상 연구에 따르면 절반 가까운 47.1%가 3기 이상에서 진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한 암 단계를 한참 벗어난 환자가 많다는 의미다.
최근 PSA 검사가 늘면서 암을 조기 발견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이 검사는 국가 암 검진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환자가 스스로 관심을 갖고 챙기는 게 좋다. 50세 이상 남성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매년 PSA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가족력이 있다면 40세부터 빠르게 받아봐야 한다.
전립샘암은 생활·환경·유전 등 복합 요인으로 발병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건 유전성과 가족력이다. 특히 전립샘암에 걸린 가족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집안과 비교해 발병 위험이 약 8배 높다. 또한 국내 전립샘암이 빠르게 늘어나는 데엔 동물성 지방 섭취가 많은 식습관 서구화 영향도 있다.
암을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지만,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관리로 발병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쇠고기·돼지고기·치킨·피자 등에 많이 함유된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다. 올리브유나 들기름 같은 식물성 지방은 먹는 게 좋다. 악성도 높은 전립샘암이 흡연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담배를 멀리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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