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먹통 647개라더니 709개…기본 현황조차 모른 행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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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행정안전부 차관)이 9일 정부세종청사 민원동 공용브리핑실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멈춘 전체 정부 업무 및 민원서비스 시스템이 647개가 아닌 709개로 확인됐다. 대전 본원 내 시스템 관리를 위한 시스템인 엔탑스(ntops)가 복구되면서 ‘개수’가 눈에 띄게 늘었는데 화재가 발생한 지 2주 동안 기본적인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윤호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9일 정부서울청사에 열린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내부 관리시스템인 엔탑스 복구로 전체 장애 시스템 수가 709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전체 시스템 목록을 정정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체국금융, 공직자통합메일 등과 같은 일부 시스템의 경우 기능별로 세분화하다 보니 전체 시스템 수가 증가했다는 게 중대본 설명이다. 이에 정부는 중요도 등에 따라 나눠 놓은 등급별 시스템 수도 1등급 40개를 비롯해 2등급 68개, 3등급 261개, 4등급 340개로 정정했다.
중대본은 지난달 26일 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 불이 나자 전체 시스템 647개가 셧다운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2주가 돼서야 ‘먹통’ 시스템 전체 개수를 바로잡은 것이다. 이상대 코리아재난안전연구소 박사는 “재난 안전에서 가장 기본적인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김민재 중대본 1차장(행안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비슷한 취지의 질문에 “국정 자원의 관제 시스템에 등록된 웹사이트 기준과 또 운영 직원들의 자체 자료라든지 기억에 의존해 647개 리스트를 관리해왔다”며 “혼선을 빚어 드린 부분에 대해서는 송구하다”고 했다. 김 1차장은 또 바뀔 수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했다.

4일 국정자원 대전 본원 작업자들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정부는 대면 민원업무가 멈춘 이번 ‘추석연휴’를 복구의 골든타임으로 봤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장애 시스템 709개 중 193개 시스템이 복구됐다. 복구율은 27.2%다. 연휴 기간 중 공무원 업무시스템인 온나라문서시스템, 1365기부포털 등 54개 시스템이 추가로 정상화됐다. 온나라문서시스템 복구로 수기로 공문서를 작성해야 했던 공무원들의 불편이 해소됐다.
불이 났던 국정자원 대전 본원 5층 8전산실은 분진 제거가 마무리돼 11일부터 전산실 재가동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한다. 중대본은 화재에 직·간접 피해를 본 7-1과 7전산실 시스템의 국정자원 대구센터 이전을 검토했지만, 대전 본원 내 예전 장비와 공간 등을 활용해 신속한 복구가 가능할 경우 이전하지 않기로 했다. 이재용 국정자원장은 “시스템별로 복구 일정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나 적어도 대구로 이전해 복구하는 것보다 시간이 빠르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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