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K열풍 올라탄 식품·뷰티 기업들, 신나는 ‘유럽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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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화장품 기업들이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K-콘텐트 열풍을 계기로 유럽에서 라면·만두 등 한국식 간편식 소비가 급증하고 K뷰티 수요도 급증하면서 유럽이 신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9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 대기업들이 유럽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공장을 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 두나버르사니에 1000억원을 투입해 축구장 16개 크기(11만 5000㎡)의 비비고 만두 공장을 짓고 있다. 2026년 하반기부터 만두를 생산해 유럽에 공급할 계획이다.
앞서 농심도 올해 3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 법인을 세웠고, 삼양식품은 지난해 7월 네덜란드에 유럽 법인을 설립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유럽연합(EU) 국가 중에서 한국산 농림축산식품 수입액이 가장 많은 국가다. 지난해에만 2억3600만 달러(약 3352억원)였는데 전년(1억7500만 달러) 대비 34.8% 늘었다. 지난해 독일과 영국도 한국산 농림축산식품을 각각 1억2000만 달러(29.1% 증가), 1만1000만 달러(25.1%)를 수입해 모두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유럽은 콧대 높은 선진 식음료 시장으로 꼽혔지만, 최근 들어 문화적 수용성이 높은 네덜란드와 영국을 중심으로 이런 흐름이 깨지면서 K-푸드가 기회를 잡았다. 라면과 만두 등 간편식 수요가 늘고, 김치 같은 건강식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이런 흐름을 탄 CJ제일제당·농심·대상 등 주요 식품 기업의 유럽 매출은 전년 대비 20% 넘게 늘었다.
미국에서 성공한 K-뷰티 업계도 유럽 시장을 공략 중이다. 지난달 말 유럽 8개국에 진출한 아모레퍼시픽 마몽드는 북유럽 최대 뷰티 유통사인 리코(Lyko)와 손잡고 온·오프라인에서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색조 화장품 브랜드 클리오도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현지 유통망을 확장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 55억 달러(약 7조8400억원) 중 비중이 가장 큰 국가는 중국(10억7800만 달러)이었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로는 폴란드가 133.8%(수출액 1억4500만 달러)로 가장 높았고, 프랑스(116.1%, 6700만 달러)도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폴란드는 유럽에서 처음으로 한국 화장품 수출 상위 10개국에 이름을 올렸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 관세 등으로 국내 소비재 기업들이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유럽 내 K-컬쳐 열풍과 적절히 맞물리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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