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환골탈태 가을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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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선발투수 최원태가 9일 인천에서 열린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며 2피안타 무실점 호투했다. 그는 이전까지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 11점대를 넘어서며 ‘가을 야구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스1]
고육지책인 줄 알았는데, 만전지책이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원태(28)가 ‘가을 영웅’으로 환골탈태했다.
삼성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1차전에서 선발 최원태의 역투와 이재현·김영웅의 홈런 두 방을 앞세워 5-2로 이겼다. 역대 준PO에서 1차전 승리 팀이 PO에 오른 확률은 85.3%(34회 중 29회)다. 정규시즌 4위 삼성은 3위 SSG를 상대로 기선제압에 성공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최원태는 6이닝을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데일리 MVP에 뽑혔다. 최원태로선 가을야구 19경기 만의 첫 승리다.

김영웅. [뉴시스]
최원태는 유난히 가을에 약한 투수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18경기에 나와 1패 1세이브 3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11.16이었다. 선발로서 가장 잘 던진 경기가 2019년 SK 와이번스(현 SSG)와의 준PO 2차전인데, 당시 4이닝 4피안타(2피홈런) 5실점이었다. 2015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해 LG 트윈스를 거쳐 올해 삼성에 둥지를 트는 동안, 가을 무대에서 한 번도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사실 올해도 출발이 좋지 않았다. 지난 6일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팀이 1-4로 뒤진 7회 2사 1·2루에 구원 등판했다가 몸에 맞는 공을 내준 뒤 교체됐다. 지긋지긋한 ‘가을 악몽’이 반복되는 듯했다. 그런데 삼성에 대안이 없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를 치르면서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1차전)와 국내 에이스 원태인(2차전) 카드를 다 썼다. 다른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는 2차전 마무리 투수로 긴급 투입돼 준PO 1차전에 선발 등판할 수 없었다. 박진만 감독은 결국 모험을 걸었다. 최원태의 ‘가을야구 성적’이 아니라 ‘SSG전 성적(5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3.18)’을 믿고 내보내기로 마음을 굳혔다.
최원태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우려를 잠재웠다. 스트라이크존 보더라인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핀포인트 제구로 SSG 타자들을 요리했다. 3회엔 류효승-조형우-박성한을 모두 삼진으로 잡았고, 4회 2사 1루에선 최정에게 절묘한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삼성의 70억원(4년) 투자가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준 호투였다.
경기 후 박 감독은 “최원태가 올해 최고 피칭을 보여줬다. 정말 팀이 필요로 했던 투구였다”며 “시즌 막판에는 자신감을 잃은 상태였는데, 이 경기를 계기로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박수를 보냈다. 최원태는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고 코너워크에 신경 썼다. 포수 강민호 형이 사인을 잘 내줘서 한 번도 고개를 젓지 않고 던졌다”고 고마워했다.

최원태가 마운드를 잘 지키는 동안, 삼성 타선도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뽑았다. 이재현이 SSG 선발 미치 화이트를 상대로 포스트시즌 최초의 ‘1회초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터트렸고, 김영웅도 3회 2점 아치를 그렸다. 4회엔 르윈 디아즈의 적시 2루타와 김지찬의 적시타로 2점을 더 보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먼저 1승을 챙긴 삼성과 1패를 떠안은 SSG의 준PO 2차전은 10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선발투수는 삼성 가라비토, SSG 김건우다.
인천=배영은·고봉준 기자 xxxxxxxxxxxxxxxxxxx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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