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070조 ‘자영업자 빚 시대’…저소득층 연체율 12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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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도심 상가 건물에 임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뉴스1.

경기 침체 장기화로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이 석 달 새 2조원 불어나 1070조원에 육박했다. 역대 최대다. 문제는 소득이 적은 영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대출의 질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12일 한국은행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금융권 대출 잔액은 1069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1분기 말(1067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2조원 증가했다. 대출 잔액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많았다. 한은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사람을 자영업자로 분류하고, 사업자 대출과 가계대출을 합산해 추정했다.

최근 자영업자 부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자영업자 가운데 소득 하위 30% 이하인 저소득층의 대출 잔액은 올해 2분기 말 14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말(137조5000억원)보다 3조8000억원 불어났다. 2023년 4분기 말(127조3000억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빚 규모뿐 아니라 연체율도 들썩인다. 2분기 말 저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2.07%로 석 달 새 0.15%포인트 뛰었다. 2013년 3분기 말(2.84%) 이후 1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반면 중소득(소득 30% 초과~70% 미만)과 고소득(소득 상위 30% 초과)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석 달 동안 각각 1조2000억원, 7000억원 감소했다. 2분기 말 기준 연체율도 줄었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34%로 석 달 전보다 0.13%포인트 낮아졌다. 중소득층도 같은 기간 3.46%에서 3.25%로 내려갔다.

앞으로 영세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상당수가 신용도가 낮아 금리(대출이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호금융 등 2금융권 대출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이들의 상호금융 대출 잔액은 2분기 말 기준 48조8000억원으로, 1분기 말(46조3000억원)보다 2조5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권 대출 잔액은 절반 수준인 1조3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한은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최근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연체 진입률은 물론, 연체 상태를 지속하는 비율도 크게 상승했다”며 “취약차주의 부실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확대ㆍ장기화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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