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귀해진’ 청년…20대 인구 100년 만에 70대 이상보다 적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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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인구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70대 이상 인구보다 적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간 이어진 저출생∙고령화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성인 연령대 중 인구가 가장 적은 소수 세대가 된 20대는 최근 노동시장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16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제8회 항공산업 잡 페어(취업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국가데이터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등록센서스 방식)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인구는 전년보다 19만3000명 줄어든 630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감소 폭이 10세 미만(-19만2000명), 40대(-16만9000명)를 웃돌며 전 연령대 중 가장 컸다. 20대 인구는 2020년 70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4년째 내리 감소하고 있다. 매년 14만∼21만명 수준으로 줄어드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20대 인구는 지난해 70대 이상(654만3000명)보다도 적어졌다. 20대 인구가 70대 이상을 밑돈 것은 1925년 통계 집계 이후 100년 만에 처음이다. 성인 연령대 가운데 20대 인구가 가장 적다. 지난해 인구를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871만3000명으로 가장 많고 40대(780만9000명), 60대(779만1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20대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가 가장 많은 연령대였지만 불과 30여년 만에 ‘마이너 세대’로 신분이 바뀌었다.
이런 추세는 더 강화될 전망이다. 국가데이터처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6~21세 인구는 2022년 750만명에서 2040년 412만명으로 감소한다. 같은 기간 65세 이상 인구는 898만명에서 1715만명으로 증가한다.
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희소성이 부각될 법도 한데 오히려 20대는 최근 노동시장에서도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지난 8월 20대 고용률은 60.5%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8월(61.7%) 이후 12개월째 하락·보합을 반복하면서 단 한 번도 반등하지 못했다. 같은 달 20대 실업률은 5.0%를 기록하며 1.0%포인트 상승했다. 8월 기준으로 2022년(5.4%)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길어지는 제조업과 건설업 부진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데다 뚜렷해진 경력직 선호 현상이 20대의 노동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새 대기업을 중심으로 공채보다 수시 채용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신입직원 28.1%는 경력직이었다. 2023년(25.8%)보다 2.3%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것 또한 원인으로 꼽힌다. 국가데이터처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인구 비중은 2019년 처음 역전된 이후 지난해 수도권(50.9%), 비수도권(49.1%)으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민보경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조업·서비스업 등 각종 산업과 부동산 등 자산의 수도권 집중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질적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간 일자리 미스매치 탓에 수도권으로 청년이 몰리지만, 수도권 내에서의 경쟁으로 역시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은 구조인 셈이다.
사회 전반에서 20대의 존재감이 약해지는 건 한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는 경고음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청년의 사회 진출이 어려워지면 혼인 건수 감소, 출산 기피 등으로 저출생∙고령화를 더 심화시킬 여지가 있다”며 “20대 인구 감소와 고용 애로에 대응할 중장기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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