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늙어가는 한국' 급기야 20대가 70대 이상보다 적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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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대구 수성구 수성알파시티 SW융합테크비즈센터(DNEX)에서 열린 ‘2025 청년 굿잡(GOOD JOB)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취업 준비생들이 현장면접을 보고 있다. 뉴시스

저출산과 고령화가 장기화되면서 20대 인구가 급감해 지난해 처음으로 70대 이상 인구보다 적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가장 인구가 많던 세대였던 20대는 이제 성인 연령대 중 가장 적은 ‘소수 세대’로 전락했다.

12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등록센서스)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인구는 630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19만3000명 줄었다. 이는 전 연령대 중 감소 폭이 가장 큰 수치로, 10세 미만(-19만2000명)과 40대(-16만9000명)를 웃돌았다.

20대 인구는 2020년 70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매년 14만∼21만명 수준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처음으로 20대 인구(630만명)가 70대 이상 인구(654만명)보다 적어졌다. 1925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871만3000명으로 가장 많고, 40대(780만9000명), 60대(779만1000명)가 뒤를 이었다. 불과 30여년 전 20대가 전체에서 가장 인구가 많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문제는 인구 감소뿐 아니라 노동시장 내 20대의 입지도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기준 20대 고용률은 60.5%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8월(61.7%) 이후 12개월째 반등 없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달 20대 실업률은 5.0%로 전년보다 1.0%포인트 상승, 2022년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기업들이 공개채용 대신 수시채용과 경력직 선호로 전환하면서 사회 초년생의 일자리 진입 문턱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의 대졸 신입직원 중 28.1%가 경력직이었으며, 이는 전년보다 2.3%포인트 증가했다.

여기에 미국 관세 정책 여파로 인한 제조업 부진과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도 줄어들면서 20대의 경제적 자립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20대 인구 감소와 고용난이 결혼·출산 감소로 이어져 한국 사회의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0대 인구 감소와 고용난은 단순한 세대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활력 저하로 직결되는 구조적 위기”라며 “중장기적으로 사회 전반의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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