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프놈펜에서 50대 한국인 남성을 납치한 중국인 4명과 캄보디아인 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 캄보디아경찰=연합뉴스TV

캄보디아에서 숨진 경북 예천 출신 대학생 박모(22)씨 사건과 관련해 한국 경찰이 현지 당국과 공동 부검을 진행한다. 고문에 의한 사망 정황이 제기된 가운데, 한국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캄보디아 수사당국과 협력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경북경찰청은 12일 “이달 중 캄보디아 현지에서 경찰청 과학수사대와 공동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다”며 “캄보디아 경찰과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부검에는 인터폴 한국지부와 과학수사 전문가가 참여하며, 시신 인도 및 장례 절차는 현지 수사 종료 뒤 이뤄질 전망이다.

캄보디아 경찰은 1차 검안에서 박씨의 사망 원인을 ‘심장마비(고문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으로 기재했다. 하지만 한국 경찰은 “단순 검시 결과만으로는 사인을 확정하기 어렵다”며 공동 부검을 요청했다.

박씨는 지난 7월 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약 3주 뒤인 8월 8일 깜폿주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조사에 따르면 그는 고수익 해외취업을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유인돼 감금·폭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직전까지 쇠파이프와 전기충격기 등으로 고문을 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해외 취업 사기로 시작된 감금·폭행·보이스피싱 강요형 국제범죄 사례”라며 “피해자는 구조작전 직전까지 심한 고문을 당했고, 과도한 폭행으로 사망했다는 증언이 확보됐다”고 밝혔다.

경북경찰청은 박씨를 캄보디아로 유인한 국내 대포통장 모집책 1명을 지난달 구속 송치했다. 두 사람은 사회에서 알게 된 사이로 조사됐다. 경찰은 통신·계좌 기록 등을 토대로 모집책의 상선 조직과 해외 범죄조직 간 연계를 추적하고 있다.

안중만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장은 “국가 간 절차를 거쳐 부검 후 시신 인도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사인 규명과 배후 수사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유족은 현재 현지 수사와 부검 절차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시신 인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