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에 나온 ‘화성-11마’ 극초음속미사일. [조선중앙TV=뉴시스]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심야 열병식에서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주장하는 화성-20형과 극초음속 단거리미사일 화성-11마 등을 공개하며 대미·대남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러를 등에 업고 대미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12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북한은 10일 밤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했다. 노동신문은 “자위의 핵보검을 억세게 틀어쥔 전략군종대와 최강의 전투집단인 특수작전군종대”가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병력 최소 1만6000여 명과 주민 등 총 4만여 명이 동원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근년에만도 적들과의 첨예한 대결전”을 거론했다. 한·미를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핵·재래식 최신 무기를 줄줄이 선보였다.

북한은 “공화국 최강의 핵전략무기체계”라며 최신 ICBM 화성-20형을 공개했다. 화성-19형과 같은 11축(22륜) 이동식 발사대(TEL)에 얹은 원통형 캐니스터(수납함) 형태였다. 뭉툭한 탄두부는 미국의 방공망을 교란할 수 있는 다탄부 재진입체(MIRV)를 5기 이상 적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군 당국은 화성-20형이 아직 개발 단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시험발사가 예상된다.

지난 4일 무장 장비 전시회에 등장한 ‘화성-11마’ 극초음속미사일도 나왔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의 파생형으로, 글라이더형(가오리형) 극초음속 활공체를 장착한 형상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를 통해 사거리를 늘려 주일미군 기지까지 노리는 것일 수 있다.

관영매체가 “현대식 주력 땅크(탱크·전차)”라고 밝힌 천마-20형과 155㎜자행평곡사포(자주포)는 한국의 K2 전차·K9 자주포 등과의 전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개량형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내부 행사”라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병식에 김정은의 딸 주애는 등장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