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부장 3명 중 2명이 여성”…영원무역, 韓기업 첫 ‘WCD 비저너리 어워즈’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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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드레이크 호텔에서 열린 ‘2025 WCD 비저너리 어워즈’에서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이 수상하고 있다. 사진 강형원 포토저널리스트

1976년 전북 군산여상 졸업 후 영원무역에 입사한 이흥남 사장은 50년째 이 회사 수출영업본부에서 일하고 있다. 여고 동창들이 “어렵게 취업한 회사에서 수년째 보조 역할만 하고 있다”며 아쉬워할 때, 그는 원자재 구매 업무를 시작으로 회사의 주요 업무를 차근차근 배울 수 있었다.

이 사장은 “1980년대는 같은 대졸자라도 여성에게는 부수적인 역할만 맡기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영원무역에서는 능력에 맞춰 공평하게 일을 맡겨줬다”며 “나를 포함한 많은 여성 직원들이 오랫동안 회사에서 제 역할을 다하며 임원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원무역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지속가능경영 관련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여성이사협회(WCD) 비저너리 어워즈’에서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드레이크 호텔에서 열린 ‘2025 WCD 비저너리 어워즈’ 시상식에서 ‘이머징 리더십’ 상을 받았다.

설립 25주년을 맞은 WCD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여성 이사회 모임으로 전 세계 여성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투자자, 거버넌스 전문가 3700여 명이 활동하는 글로벌 비영리 단체다. 비저너리 어워즈는 거버넌스·재무 성과, 다양성 실현에 기여한 기업과 리더를 선정해 수여하는 상으로 이탈리아 패션기업 몽클레르, 일본 뷰티기업 시세이도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 상을 받았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그간 능력 중심의 인재 선발과 공정한 평가로 다양한 여성 리더를 발굴한 것이 수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영원무역 본사의 임직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 여성 관리자(부장급 이상) 비율은 약 60%로 업계 평균을 웃돈다. 부장 61명 중 여성은 47명(66%)으로, 3명 중 2명이 여성 부장인 셈이다. 여성 평균 근속연수는 지난해 말 기준 7년 11개월로, 남성보다 약 1년 6개월 더 길다. 1980년 방글라데시에 진출한 이후 해외 생산법인에서도 여성 고용을 대폭 확대하며 현지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적 지위 향상에 기여해왔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헌신한 많은 여성 임직원에게 깊이 감사한다. 여성에게 동등한 기회 부여한 것이 회사의 더 큰 성과 창출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여성이 남성과 똑같이 존중받는 사회가 실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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