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몸값 3500만원 줬다"…전국서 동시다발 캄보디아 실종 의심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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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1일 캄보디아 AKP통신에 따르면 전날 캄보디아 깜폿지방검찰청이 살인과 사기 혐의로 A씨 등 30에서 40대 중국인 3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8월 깜폿주 보꼬산 인근에서 20대 한국인 대학생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KP통신 홈페이지 캡쳐=뉴스1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고문·살해돼 사회적 충격이 커진 가운데 실종 의심신고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접수되고 있다.
13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캄보디아로 출국한 20대 청년이 현지 범죄 조직에 감금됐다가 수 천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주고서야 풀려나 수사하고 있다. 지난 7월 9일 “신원불상자로부터 20대 A씨를 데리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가족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이틀 뒤인 11일 또다시 텔레그램을 통해 연락해 온 신원불상자는 A씨와 가족이 통화할 수 있도록 했다.
A씨는 통화에서 “사기를 당해 부채가 생겼고, 이를 상환하는 조건으로 캄보디아에서 창고 정리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이 “감금당했느냐”고 묻자 “감금당한 것은 아니지만, 밖으로 나가본 적은 없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씨가 범죄 조직에 감금·협박당하고 있다고 판단, 현지 공조 수사를 요청했으나 당시 A씨는 구호를 거절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 뒤 A씨는 가족신고 한 달 만인 지난 8월 10일 갑자기 귀국했다. A씨 부모는 경찰 조사에서 “A씨 몸값으로 350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요구받았고, 이를 지불해 풀려나게 됐다”고 진술했다.
정신적 충격을 받은 A씨는 현재 치료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대출을 받기 위해 부산에 갔다가 캄보디아로 출국하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캄보디아로 출국하게 된 구체적인 사건 경위 등은 현재 조사 중인 사항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제주에는 A씨 이외 캄보디아 해외취업 사기피해 신고가 한 건 더 접수됐다. 앞서 지난 7월 7일에는 20대 B씨가 “돈을 벌기 위해 캄보디아로 갔다가 감금과 협박을 당했다”는 신고를 경찰에 접수했다.
B씨는 지난 6월 초 고수익 일자리에 속아 캄보디아에 갔다가 현지인들로부터 감금·폭행을 당하다 한 달 뒤 가까스로 탈출, 현지 한국인의 도움을 받아 제주로 돌아왔다.

'온라인 스캠' 범죄조직과 전쟁에 나선 캄보디아 당국 합동단속반이 지난 8월 캄폿주에서 펼친 단속 작전에서 체포한 중국인들을 현지 크메르타임스가 보도했다. 사진 크메르타임스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한편 올해 경북 지역에서도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사망한 예천 출신 대학생을 포함해 총 7건 접수됐다.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19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상주 출신 30대 C씨와 연락이 끊겼다”는 가족 신고가 지난 8월 22일 접수됐다. 최근 C씨 SNS에는 그가 차용증 내용을 적은 노트를 들고 있는 사진도 게시됐고, 그의 가족은 발신 번호가 확인되지 않는 협박성 문자메시지도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주에서도 “캄보디아로 간 가족이 연락되지 않는다”고 신고가 접수됐다. 이 2건 외 5건은 안부가 확인돼 종결됐다.
충북에서도 20대 3명이 감금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들은 지난 8월 출국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아들이 캄보디아에 감금된 것 같다.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한다”는 취지의 신고가 지난 9일 접수됐다.
이와 관련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캄보디아는 다른 동남아국에 비해 경찰 간 협조 관계가 원활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외교부 등 관계 당국과 협조해서 계속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리안 데스크(한인 사건 처리 전담 경찰관) 설치를 비롯해 경찰 영사 확대 배치·국제 공조수사 인력 보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등 대상 국정감사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사건을 가장 빠르게 수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앞서 경북 예천 출신 대학생 박모(22)씨는 지난 7월 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약 3주 뒤인 8월 8일 깜폿주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조사에 따르면 그는 고수익 해외취업을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유인돼 감금·폭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직전까지 쇠파이프와 전기충격기 등으로 고문을 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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