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전자, 역대최대 86조 매출에 영업익 12조…반도체서 10배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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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로이터=연합뉴스
삼성전자가 3분기(7~9월) 10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년 여 만에 ‘두 자릿수 조 단위 이익’을 회복했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업황 반등과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반도체 훈풍에 ‘10조 클럽’ 복귀
14일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3분기 매출 86조원, 영업이익 12조1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72%, 31.81% 올랐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최근 한 달간 증권사 전망치 평균(매출 84조1208억원, 영업이익 10조1427억원)을 넘어선 수치로 삼성전자가 분기 기준 매출 8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문별 구체적인 실적은 이달 말 확정 실적에서 공개될 예정이지만 업계에선 반도체를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에서 5조~6조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직전 분기 DS 영업이익이 4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AI 확산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이어진 점이 주효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98% 증가해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범용 D램 가격↑·파운드리 적자 완화
범용 D램 메모리 가격이 급등한 점도 수익선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PC용 D램 범용 제품 DDR4 8Gb(기가비트)의 9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보다 10.53% 오른 6.3달러를 기록했다. 이 제품의 가격이 6달러를 넘은 것은 2019년 1월 이후 6년 8개월 만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제품 생산을 줄였지만, 수요가 유지되면서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파운드리 사업의 적자가 줄어든 점도 긍정적이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 사업부의 3분기 적자 규모가 가동률 상승과 일회성 비용 축소로 2분기 2조9000억원에서 70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더블 등 스마트폰 판매 호조세도 실적 견인

지난 7월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마련된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한 시민이 진열된 갤럭시Z 폴드7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여기에 올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인 모바일경험(MX) 사업부가 힘을 보탰다. 증권가에선 MX 사업부에서 3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 7월 출시한 폴더블폰 신제품이 역대 최다 사전판매 신기록을 세우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5보다는 저렴하지만, 보급형 A시리즈보다는 성능이 좋은 실속형 S25 FE 제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 중이다.
다만 TV와 가전 부문은 글로벌 수요 부진과 관세 등의 영향으로 작년 동기(5300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2000억~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사운데 시장에선 이번 3분기를 기점으로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실적 개선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기업 AMD에 HBM3E(5세대) 12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지난 1일 챗GPT 개발사 오픈AI와도 HBM 공급 협력을 약속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반도체 겨울론을 주장했던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2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난 4월을 기점으로 강력한 AI 성장이 새로운 기술 사이클을 견인하고 있다”며 “메모리 시장은 ‘따뜻한 겨울’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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