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14억 中은 탈락했는데...52만명 섬나라 카보베르데 월드컵행 새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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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보베르데 축구대표팀이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하자 국기를 들고 기뻐하는 축구팬들. [AFP=연합뉴스]

아프리카 대륙 서쪽의 인구 52만명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가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카보베르데 남자 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카보베르데 프라이아의 카보베르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D조 최종 10차전에서 에스와티니를 3-0으로 완파했다. 후반에 다일론 리브라멘투, 윌리 세메두, 스토피라가 릴레이 골을 터트렸다.

카보베르데 정부는 국민들이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반나절 휴무를 선포했고, 치열한 티켓팅에 성공해 1만5000석을 가득 메운 홈팬들은 환호했다. 호세 마리아 페레이라 네베스 카보베르데 대통령도 경기를 직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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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월드컵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쓴 카보베르데 축구대표팀. [사진 FIFA 인스타그램]

카보베르데는 7승2무1패(승점23)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 같은날 앙골라와 득점 없이 비긴 카메룬(승점19, 5승4무1패)를 승점 4점 차로 따돌리고 조 1위에 주어지는 본선직행권을 거머 쥐었다. 아프리카 예선은 6개국이 9개조로 나뉘어 조 1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2위 중 상위 4팀이 벌이는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한 팀이 대륙간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북중미월드컵은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돼 아프리카에 배정된 티켓은 9.5장으로 늘었다. 새로운 기회가 열린 덕분에 카보베르데는 이번에 요르단,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월드컵에 처음 나설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월드컵에 아이티, 자메이카, 앙골라, 트리니다드 토바고가 나선 적이 있지만, 카보베르데는 이들보다 더 생소한 국가다. 관광 국가로 유명해지고 있지만, 세계 스포츠계에서 주목 받은 건 2024 파리올림픽 복싱에서 다비드 데 피나가 동메달로 국가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땄을 때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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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월드컵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쓴 카보베르데 축구대표팀. [사진 FIFA 인스타그램]

아프리카 대서양에 위치한 카보베르데는 15개 섬으로 이뤄진 군도 국가다. 15세기 포르투갈에 의해 발견된 이래 500여년간 식민지로 있다가 1975년 독립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인구는 52만5000명에 약간 못 미친다. 서울 강서구 인구(55만1000여명)보다 적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 나선 아이슬란드(당시 33만명)에 이어 역대 월드컵 본선진출국 중 인구가 2번째로 적은 나라다. 반면 인구가 14억명에 달하는 중국은 일찌참기 6회 연속 본선행이 좌절됐다. 더불어 카보베르데 국토 면적은 4033㎢로 한국의 25분의 1 정도이며, 2006년 독일 월드컵 진출국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넘어 역대 월드컵 진출국 중 국토 면적이 가장 작은 나라가 됐다.

1986년 뒤늦게 FIFA에 가입한 카보베르데는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지역 예선에 참가해왔다. 아프리가 국가대항전 네이션스컵에서 2차례나 8강(2013, 2023)에 올랐다. 2014년 FIFA랭킹이 27위까지 올랐고 현재는 70위로 중국(94위)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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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보베르데 축구대표팀이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하자 기뻐하는 축구팬들. [AFP=연합뉴스]

자국 출신 부비스타 감독의 지도 하에 탄탄한 수비와 조직력, 공수전환을 구축했다. 이번 예선 10경기에서 16골을 넣고, 단 8실점만 내줬다. 4라운부터 5연승을 거뒀고, 지난달 아프리카 강호 카메룬을 1-0으로 제압한 게 본선행의 결정타였다. 특히 홈에서 4승1무를 거뒀다. 지난주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었는데 리비아와 3-3으로 비겼지만 최종전을 통해 본선행을 확정했다.

카보베르데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선수는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공격수 베베로, 현재 스페인 3부 이비자에서 뛰고 있고 지난해 11월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발탁됐다. ‘블루 샤크스’란 애칭으로 불리는 현 카보베르데 대표팀에 유럽 5대리그 소속은 스페인 비야레알의 로강 코스타가 유일하며, 대부분 유럽 중소리그 소속이다. 이날 결승골을 터트린 리브라멘투는 포르투갈 카사 피아에서 뛰고 있다.

카보베르데는 샴록 로버스의 로베르토 로페스 등 자국 부모를 둔 선수들을 데려와 경쟁력을 키웠다. 섬 10곳 준 9군데에서 축구리그를 운영한다. 카보베르데는 모로코, 튀니지, 이집트, 알제리, 가나에 이어 본선에 진출하는 6번째 아프리카 국가가 됐다. ‘불굴의 사자’라 불렸던 카메룬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현직 선수 브라이언 음뵈모와 안드레 오나나를 보유하고도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을 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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