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쟁 멈추자 학살 시작됐다…멀고도 험난한 가자지구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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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내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의 가면을 쓴 대원이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차량이 도착하기 전 경계를 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가자지구에 포성은 멈췄지만, 평화는 멀었다. 이스라엘과 휴전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주민 처형과 반대세력과의 무력 충돌 등으로 통제권 사수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 평화계획에서 구상한 하마스의 무장해제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당장은 하마스에 가자의 치안을 맡길 생각이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과의 오랜 기간 전쟁으로 세력이 크게 약해진 하마스가 지난 10일 휴전 발효 후 가자에서 영향력을 되찾으려 애쓰고 있다며, 자신들에 도전한 세력을 단속하면서 최소 33명을 처형했다고 보도했다. 가자의 한 보안 당국자는 하마스가 ‘가자시티 내 한 가문과 연계된 범죄조직’의 구성원 32명을 사살했고, 그 과정에서 하마스 대원 6명도 숨졌다고 전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인질·수감자를 각각 석방해 교환한 13일엔 하마스로 추정되는 세력이 가자지구 주민을 처형하는 영상도 SNS에 올라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영상에선 녹색 머리띠를 두르고 복면을 한 무장 대원들이 최소 7명의 남성을 거리에서 무릎 꿇게 한 뒤 기관총으로 총격을 가했다.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는 신앙선언을 외치며, 처형당한 이들을 ‘부역자’라고 부른다. 해당 영상은 이날 가자에서 촬영된 것이다.

13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하마스가 자신들이 억류했던 이스라엘 인질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넘기는 과정에서 검정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전투대원들이 무장한 채 도열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질 석방 과정에서도 하마스는 무력을 가자 주민 앞에서 과시했다. 하마스는 억류했던 이스라엘 인질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도하는 과정에서 전투원 수십명을 가자 남부 병원에 도열하게 했다. 이 중 한명은 어깨에 패치가 붙어 있었는데, 이는 인질 감시 임무를 맡았던 하마스 정예 ‘그림자 부대’의 일원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마스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말했다.
하마스는 휴전 이후 가자 전역에서 배신자 색출에 나서고 있다. 하마스와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 ‘팔레스타인 홈 프런트’는 전날 “적의 간첩 활동과 저항세력 대원의 암살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진 여러 부역자와 정보원이 가자시티에서 체포됐다” 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안군과 저항세력이 가자 북부에서 남부까지, 전역에 걸쳐 부역자와 정보원을 색출·체포하기 위한 광범위한 현장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마스는 지난 11∼12일에도 가자 남부의 유력 가문인 두그무시 가문과 교전을 벌였다. 이로 인해 양측에서 최소 27명이 사망했다.
이러한 모습은 하마스가 전쟁으로 세력이 약해졌어도 여전히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했던 ‘가자 평화 2단계’ 의 골자인 하마스의 무장해제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및 인질·수감자 교환을 이룬 1단계 합의 이후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팔레스타인 관료가 주도하는 가자 민간정부 수립 등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트럼프 “하마스에 치안권 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가자 평화 정상회의에서 도열한 각국 정상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하지만 하마스는 무장해제와 자신들의 가자지구 통치 배제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도리어 트럼프 대통령도 하마스의 가자 내 세력 확장을 인정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당장 가자 내 치안 유지를 위해 하마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마스가 가자 통제권을 위해 경쟁세력을 공격하고 경찰 조직을 만들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그들은 문제를 멈추길 원하고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해왔다. 우리는 일정 기간 그들에게 승인을 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곳이 안전하길 바란다. 잘될 거라고 본다. 물론 확실히 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부터 ‘트럼프 중재안’ 합의까지.
하마스, 인질 시신 28구 중 4구만 송환
한편 이스라엘에 사망자 시신 송환을 약속했던 하마스가 13일 약속했던 시신 28구 가운데 단 4구만 송환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글을 오려 “(하마스 측이)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것”이라며 “고의적인 회피나 지연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조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하마스 측은 아직 사망 인질들의 시신 위치를 모두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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