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년간 쓴 '사면 기준' 문구, 조국 때 갑자기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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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특별사면은 발표 때마다 논란이다. 내란 척결과 실용을 앞세운 이재명 정부의 첫 사면도 예외가 아니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과 아내 정경심 전 교수, 윤미향·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 등 범여권 인사가 대거 사면되자 “사면권 남용의 흑역사” “최악의 정치 사면”이란 야권의 비판이 쏟아졌다.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사면ㆍ감형 또는 복권을 명할 수 있다.(헌법 제79조) 사면은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기준도 없는 정치 사면이 또다시 사면권 남용 논란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사면은 법무부 장관 직속 사면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친 뒤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표된다. 사면의 적정성을 논의하는 심사 회의록은 5년이 지난 뒤부터 공개가 가능하다.(사면법 제10의2)
이팩트(이것이 팩트다) 취재팀은 2011~2020년까지 10년간의 사면심사위원회 회의록을 법무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단독 입수했다.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박근혜 정부 집권 3년, 이명박 정부 3년간 이뤄진 9차례(2017년 사면 미실시) 사면심사위 비공개 회의 기록이다. 당시 논란이 됐던 정치인, 공직자, 경제인들의 사면 논의 과정은 어땠을까. 이를 통해 사면의 기준을 확인하고 현 정부에서 실시된 사면이 과거에 비해 공정한지 검증했다.
사면 대상자는 크게 두 부류다. 일반인 수형자, 사회 지도층 사범. 그런데 만약 일반 수형자와 사회 지도층에 서로 다른 사면 기준이 적용된다면 어떨까. 3년 이상 징역형을 받은 일반 수형자는 사면심사에서 배제되는데 징역 5년을 받은 사회 지도층은 사면된다면 이를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용인할 수 있을까.
박근혜 정부의 첫 사면을 앞두고 열린 2014년 1월 22일 사면심사위원회. 회의에서 사면 대상자의 형량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액수가 큰 사범이라든지 형기가 높은 사안은 배제하는 것으로 기준을 잡으면 어떨까 합니다(김일수 고려대 법대 명예교수).
3년6월 이상 정도 되면 상당히 중한 형을 선고받은 것이니까 사면 대상에 넣기는 곤란하지 않냐는 의견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김현웅 법무부 차관).
이것을 토대로 앞으로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방향성을 갖자, 저는 그런 의견입니다(김혜순 계명대 교수).

2014년 1월 22일 사면심사위원회 회의록.
일반 수형자 중 징역 3년6월 이상을 선고받은 사람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기준에 전원 합의가 이뤄졌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났다. 지난 8월 12일 ‘국민통합과 민생 회복을 위한 국민주권정부 첫 특별사면’이란 이름으로 이재명 정부의 첫 사면이 발표됐다.

지난 8월 11일 '2025년 80주년 광복절 특별사면 실시' 법무부 보도자료.
정치인, 주요 공직자 27명이 사면 대상에 들어갔다. 남은 형기를 없애 교도소에서 바로 출소하는 잔형집행면제 6명, 형 선고 효력을 없애고 처벌 기록도 삭제하는 형선고실효 8명, 피선거권과 공무담임권이 회복되는 특별복권 13명이었다. 이들에게 3년 6개월이란 형량 기준은 적용됐을까.
이번에 사면된 홍문종 전 의원의 경우, 2022년 12월 16일 징역 4년6개월의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2년6개월과 벌금형이 선고됐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나머지 혐의들에 대한 선고로 징역 2년이 추가됐다.

2022년 9월 1일 당시 친박신당 홍문종 대표가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연합뉴스.
2013년 사학재단 경민학원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75억원을 횡령한 혐의, 2013∼2015년 IT업체 관계자들에게서 사업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리스 차량을 받았고 다른 업자들에게선 입법 청탁 대가로 82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였다.
그럼에도 홍 전 의원은 잔형집행면제로 사면 받고 풀려났다. 2022년 9월 1일 2심 선고일 법정 구속된 홍 전 의원은 형기 1642일(4년6개월) 중 사면 전날까지 1079일(2년11개월)을 복역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8월 15일 0시를 기해 서울 남부교도소에서 출소했다. 뉴시스.
같이 사면된 조국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은 어떨까. 조국 비대위원장의 경우 2024년 12월 12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고 나흘 뒤인 12월 16일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로부터 광복절 사면까지 복역일수는 241일(33.0%). 형기 730일(2년)의 1/3도 채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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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쓴 '사면 기준' 문구 조국 때 갑자기 사라졌다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3645
정치인 사면 않겠다던 文…첫 사면 ‘정봉주 미스터리’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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