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난해 이산화탄소 사상 최대폭 급등…세계기상기구 “육지·바다 탄소흡수능력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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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AFP=연합뉴스
지난해 전 지구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관측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인 탄소 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가 16일 발표한 온실가스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 지구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423.9ppm으로, 산업화 이전인 1750년 대비 52% 증가했다. 1년 전보다 3.5ppm 늘었는데, 이는 1957년 관측 시작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기존 기록은 2015~2016년의 3.3ppm이다.

박경민 기자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관측 이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이후로는 증가폭이 커지면서 지구 온난화를 가속하고 있다. 1960년대 연평균 0.8ppm였던 온실가스 증가폭은 2010년대 2.4ppm으로 3배가량 급증했다.
한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전 지구 평균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농도는 안면도 관측소를 기준으로 430.7ppm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2023년보다 3.1ppm 증가한 수치로 최근 10년(2015~2024년) 기간 중 두 번째로 큰 연간 증가폭이다.
세계기상기구는 지난해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증한 배경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 사용이 줄지 않고 있는 데다 잦은 대형 산불로 인해 자연적인 탄소 배출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남미 아마존의 경우, 지난해 급증한 산불로 인해 전례 없는 수준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세계기상기구는 보고서에서 “2023년부터 시작된 아마존의 심각한 가뭄은 산불 배출량의 비정상적인 증가로 이어졌다”며 “지난해 아메리카 대륙의 산불 배출량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했다.
수온 상승·가뭄으로 탄소 흡수 능력 감소

호주 앞바다의 산호초가 백화현상으로 인해 하얗게 변했다. AFP=연합뉴스
과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건 육지·해양의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매년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절반은 해양에 용해되거나 성장하는 나무와 식물에 흡수돼 대기에서 제거된다.
하지만,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해양이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량이 줄고 있다. 육지에서도 가뭄의 증가 등 더 뜨겁고 건조해진 환경이 식물의 탄소 흡수 능력을 떨어뜨렸다.
세계기상기구는 “육상 및 해양의 이산화탄소 흡수 효율이 저하되고 있다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대기 중에 잔류하는 인위적 이산화탄소 비율을 증가시켜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 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온실가스인 메탄(CH4)과 아산화질소(N2O) 역시 지난해 각각 1942ppb, 338.0ppb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두 가스의 지난해 연간 증가폭은 이산화탄소와 달리 최근 10년 평균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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